잠 부족해 멍할 땐 몸을 움직여라
  • 석유선│헬스팀장 ()
  • 승인 2012.08.07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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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올빼미족’의 건강 지키기 비법 / 경기 중간 광고 시간에는 스트레칭하며 눈도 쉬게 해야

지난 8월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술집에서 직장인들이 런던 올림픽 경기를 시청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에 이어 런던올림픽까지 계속되면서 대한민국을 불야성으로 만들고 있다. 사격 금메달을 시작으로 양궁, 수영에 이어 펜싱까지 태극전사들의 메달 사냥에 시동이 걸리자 속칭 ‘올빼미족’으로 변신한 국민들이 매일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있다. 이처럼 격한 밤샘 응원 뒤에도 가뿐히 다음 날 일상생활에 무리 없이 임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TV는 앉아서 불 켜놓고 봐야

무엇보다 TV를 오랫동안 시청하는 만큼 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옆으로 누워서 팔로 목을 괴는 자세, 목에 높은 베개를 베고 TV를 시청하는 자세, 허리를 밀착하지 않는 자세 등은 피로를 누적시키고 허리, 다리, 목 등에 통증을 일으킨다.

특히 소파나 침대 구분 없이 비스듬히 반쯤 누워 앉는 자세는 허리가 뒤로 빠지는 형상이 되고 이런 자세가 지속되면 역시 추간판탈출증(허리 디스크)의 원인이 된다. 때문에 소파에 앉을 때는 반드시 엉덩이를 깊숙이 집어넣어 공간이 없도록 하고 운동선수들의 휴식 시간을 이용해 30분~1시간 간격으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어야 자세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TV 시청은 특히 눈의 피로를 불러온다. 특히 밤에는 다른 가족의 잠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불을 끈 채 TV를 시청하는 경우가 많다. 밝기 차이가 클수록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지만, 동공이 확대된 상태가 유지되면서 눈은 더 힘들어져 피로가 가중된다. 안과 전문의들은 밤에도 방이나 거실 조명을 밝혀 조도를 맞추고 TV를 보는 것이 눈 건강에 좋다고 조언한다.

또한 눈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서는 2m 이상 거리를 두고 시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수화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TV는 눈높이보다 15cm 정도 낮은 위치에 두고 광고 시간에는 틈틈이 눈을 쉬게 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또 눈이 마를 때마다 인공 눈물을 넣어 건조하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안구를 촉촉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뻑뻑함, 안구 건조 증상, 피로감, 두통 등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많이 보급된 3D TV는 화면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 눈의 피로가 좀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 3D TV는 화면 세로 길이의 2~6배 거리에서 보고, 눈이 조금이라도 불편하다 싶으면 좀 더 멀리 떨어져야 한다. 특히 어린이들은 화면의 3D 영상의 빛 떨림과 화면 반사에 의해 쉽게 시력이 나빠질 수 있고 쉽게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어 즉각 시청을 중단해야 한다.

밤새 경기 봤다면 다음 날 낮잠 챙겨야

밤새 TV 시청 등으로 잠을 설치게 되면 수면이 부족해 결국 다음 날 업무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된다. 수면이 부족하면 신체적·정신적 기능이 저하되어 다음 날의 업무 효율이 낮아지고 교통사고와 안전사고가 발생할 확률도 높아지게 된다. 새로운 프로젝트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게 되고, 쉽게 짜증과 화를 내게 된다.

실제로 밤을 꼬박 새우고 24시간 동안 깨어 있는 사람의 뇌는 알코올 농도 0.1%의 술에 취한 상태와 같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적정 수면은 7~8시간으로 알려져 있다.

또 사람은 잠자는 동안에도 각종 호르몬이 분비되며 심지어 야간에만 분비되는 호르몬도 있다. 이런 호르몬 중에는 성장호르몬을 비롯한 각종 면역 관련 호르몬과 감정을 조절하는 호르몬이 있는데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 분비에 악영향이 미쳐 몸의 전체적인 균형이 깨진다. 결국 최선의 방법은 평소 생활 습관대로 잠을 청하고, 새벽 경기는 녹화하거나 재방송으로 시청하는 것이다. 특히 그 전날 경기를 보느라 잠을 설치고 회사 업무 부하로 피곤할 때는 평소보다 일찍 잠들어야 한다.

그렇지만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이벤트를 잠으로 포기하기 싫다면, 점심 후 20~30분 정도 달콤한 낮잠을 청해야 한다. 또한 자가운전자들은 수면 부족에 따른 교통사고 위험도 있는 만큼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 시간에 잠을 보충하는 것도 요령이다. 그래도 새벽에 꼭 경기를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퇴근 후부터 경기 시작 전까지 미리 잠을 자두어 수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전날 수면 부족으로 낮 시간에 정신이 멍하고 집중되지 않는다면 계단을 걷거나 주변 산책 등 가벼운 활동을 하면 좋다. 몸을 움직여주면 몸도 제 기능을 찾기 쉬워지므로 멍한 증상이 없어진다”라고 수면 부족 대처법을 소개했다.

3D 즐기다 어지럼증 생기면 안경 벗어야

올해 런던올림픽은 개막식을 비롯해 주요 경기가 3D 생중계로도 방송되어 화제이다. 하지만 3D를 시청할 경우 평소 어지럼증 증상이 있는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아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사람의 귀와 눈은 신체 평형 기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3D 시청을 피해야 할 사람은 우선적으로 노약자나 고혈압 환자이다. 그리고 이석증·전정신경염·메니에르병 등 어지럼증 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들도 3D 영상이 주는 자극으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또한 일반인들도 장시간 시청은 피해야 한다. 3D 영상에 장시간 노출될수록 어지럼증이 유발될 가능성이 커지며, 어지럼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3D 시청 도중 어지럼증을 느꼈다면 당황하지 말고 안경을 벗은 채 관람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 증상이 완화된다. 하지만 증상이 계속되면 어지럼증 검사가 가능한 귀 전문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귀로 인한 어지럼증은 원인과 병의 상태에 대한 진단이 정확히 이루어지면 다른 원인의 어지럼증과 달리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다.

고칼로리 야식, 위장 장애와 비만 지름길

밤새 TV를 시청하며 새벽까지 응원을 하다 보면 뱃속이 출출해진다. 보통 치킨·피자·보쌈 등 기름지고 고칼로리인 야식으로 허기를 달래게 되는데 이런 야식은 소화불량과 위장장애에 이어 복부비만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또 밤이 되면 운동이나 활동을 하지 않아, 칼로리를 소비할 일이 줄어들기 때문에 낮에 섭취한 음식보다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찔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특히 맥주 등 음주를 곁들이면 섭취한 음식 칼로리가 더욱 뱃살로 몰리게 된다. 게다가 야식은 기존의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도 악화시킬 수 있다.

성은주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밤새 올림픽을 보면서 야식을 즐기는 것이 습관화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복부비만이 심한 중년 남성들은 특히 기름진 야식과 맥주 등의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밤을 새워 올림픽 중계방송을 시청할 때 먹는 야식은 소화기관에도 부담이 되지만, 비만을 부르는 달콤한 유혹이다. 특히 전 국민의 대표 야식이라 일컬어지는 일명 ‘치맥(치킨+맥주)’은 과도한 지방 함유량과 높은 열량으로 인해 여드름성 트러블 및 복부비만, 체중 증가를 일으키는 ‘악마 야식’이다.

또한 보쌈이나 치킨, 족발, 피자, 라면, 튀김류 등도 칼로리가 높고 위에 부담을 주는 만큼 피해야 할 야식이다. 햄버거, 피자, 견과류, 치즈류, 아이스크림, 초콜릿, 케이크류도 금물.

그렇다면 어떤 야식이 위의 부담도 줄이고 허기도 달래줄 수 있을까.

정혜경 이대목동병원 위·대장센터 교수는 “여름밤 야식으로는 토마토, 삶은 옥수수, 삶은 계란, 과일, 고구마, 두부처럼 단백질이나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아 위에 부담을 덜 주는 음식을 적정량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밤샘 본방 사수 후에 밀려드는 피로와 활력을 충전시키는 비타민 섭취도 중요하다. 특히 비타민B군은 우리 몸의 모든 신진대사에 관여하는 조효소 성분으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분해해 에너지로 환원하는 데 관여하고 스트레스가 축적되는 것을 막아주므로 피로 회복을 위해 꼭 챙겨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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