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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박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정윤회는 누구

최태민 목사 사위…‘막후 실세’로 통해

김지영 팀장·안성모·조해수 기자 ㅣ | 승인 2014.03.26(Wed) 13: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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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의 ‘숨은 실세’로 알려진 정윤회씨는 정치권 내에서도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정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1998년 보궐선거를 통해 정계에 입문할 때부터 ‘비서실장’으로 불리며 박 대통령을 보좌했다. 2002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했을 때 실제 총재 비서실장을 맡기도 한 그는 2004년 박 대통령이 복당해 한나라당 대표에 오르자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정씨가 ‘박심(朴心)’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는 이가 적지 않다. 단순히 박 대통령을 보좌하는 수준이 아니라 민감한 사안에 대해 의견 제시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여권의 한 인사는 공식 직함을 버린 지 10년의 세월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그가 실세로 거론되는 데 대해 “박 대통령과 일종의 특수 관계에 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정윤회·최순실 부부가 매입한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일대 토지. ⓒ 시사저널 최준필
경기도 하남시 신장동에 위치한 최순실씨 소유 부동산. ⓒ 시사저널 임준선

정씨는 고 최태민 목사의 사위다. 최 목사의 다섯째 딸 순실씨가 그의 부인이다. 최 목사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박 대통령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인물 중 한 명이다. 그가 박 대통령을 앞세워 각종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주된 내용이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의혹은 많이 제기됐지만 실체가 없다고 알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목사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게 아니다. 박 대통령과 최 목사의 인연은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인 19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목사가 상심에 빠진 박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서신을 보낸 게 계기가 됐다. 박 대통령을 접견한 최 목사는 곧바로 ‘대한구국선교단’ 설립을 주도했다. 이 단체는 1976년 ‘구국여성봉사단’에 이어 1979년 ‘새마음봉사단’으로 이름을 바꿨다.

언론에 공개된 중앙정보부의 ‘최태민 수사 자료’에 따르면, 최 목사는 이 단체의 업무를 사실상 총괄하면서 기업으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거두고 조직을 확대해 수백만 명의 단원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사기와 횡령 등 각종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나와 있다.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최 목사와 관련한 조사 내용을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가 오히려 추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능력 있어 도움 받아”…박 대통령 신뢰 두터워

최 목사가 언론의 주목을 다시 받은 것은 1990년 육영재단 운영권을 둘러싸고 박 대통령과 동생 근령씨가 마찰을 빚을 때였다. 당시 박 대통령을 지지하던 근화봉사단 회원들과 근령씨를 지지하던 숭모회 회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특히 숭모회 회원들은 재단 고문을 맡고 있던 최 목사의 전횡을 비난하며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최 목사가 육영재단의 각종 사업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윤회씨가 박 대통령의 오랜 측근으로 자리 잡은 데는 그가 최 목사의 사위라는 점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박 대통령의 신뢰까지 물려받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 검증 당시 ‘대통령이 돼도 최 목사 가족들과 계속 관계를 가질 것이냐’는 질문에 박 대통령은 “정윤회 비서는 능력이 있어 도와달라고 했고 실무 도움을 받았다. 법적으로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실력이 있는 사람이면 쓸 수도 있는 것이다”고 답변했다.

2007년 대선 때 정씨는 일명 ‘강남팀’이라는 비선 조직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4·11 총선을 앞두고는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여권 내에서 조직 운영을 맡아왔던 한 인사는 “박 대통령의 보좌진을 구성한 장본인이 바로 정씨였다. 지난 대선에서도 보이지 않게 활동한 것으로 안다. 여전히 실세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론도 있다. 정씨가 이런저런 구설에 오르자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혔다는 것이다. 대선 캠프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정씨가 2007년 대선 경선 때는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2012년 대선 때는 캠프에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 정씨가 캠프에 관여하고 있는지 여부를 놓고 워낙 말들이 많으니까 아예 얼굴을 내비치지 않은 것 같다. 현 정부 출범 후에는 완전히 잠수를 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윤회·최순실 부부의 재산도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다. 부인 최씨 명의로 된 부동산만 수백억 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최 목사가 관리해온 재산을 물려받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 검증 때도 불거졌던 의혹이다. 당시 ‘최 목사의 자녀들이 강남에 수백억 원대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는데 육영재단과 관련해 취득한 재산이 아니냐’는 질문에 박 대통령은 “천부당만부당하다. 말이 안 된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최씨는 서면 답변을 통해 “유치원 운영이 잘돼서 강남에 부동산을 보유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평창 땅 사들여 ‘말 목장’ 조성하다 중단

이들 부부와 딸 정 아무개양의 현 거주지는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ㅁ빌딩으로 돼 있다. 최씨는 1988년 7월 지인 두 명과 공동 명의로 661㎡(약 200평) 규모의 땅을 샀다. 1988년 12월과 1996년 7월 이들 지분을 사들여 단독 소유주가 됐고, 2003년 8월 이 땅에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의 ㅁ빌딩을 세웠다. 이 빌딩에는 정씨가 대표로 있는 (주)얀슨이 입주해 있다. 이 회사는 1994년 커피 수입 및 판매, 식품 및 시음장 운영 판매 및 대리점업 등의 업종을 목적으로 자본금 1억원에 설립됐다. 2003년에는 해외 이주자의 모집·알선, 해외 이주 입국사증 발급 신청 대행 등 업종이 추가 신고됐는데, 현재 외교통상부 사이트에는 이 회사가 ‘폐업’ 상태로 돼 있다.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ㅁ빌딩의 임대 관련 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고 한다.

얀슨이 신고한 업종 중 흥미로운 것은 ‘승마장업’이다. 정윤회·최순실 부부는 지난 2004년부터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일대의 땅을 사들였다. 정씨가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직을 그만둔 전후였다. 이들이 보유한 땅은 10필지에 총 23만431㎡(약 6만9705평)다. 임야가 11만410㎡(약 3만3399평)로 제일 넓은 가운데 목장 용지로 6만8589㎡(약 2만748평)를 사들여 눈길을 끌었다.

정씨 부부는 이 땅에 대규모 목장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실제로 2010년부터 이곳에 ‘○○말 목장’ 신축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도청과 평창군청에 문의해본 결과 2011년 초부터 사전 환경성 검토, 산지 전용 허가, 초지 제한 허가, 공유수면 허가 등 인허가를 모두 획득했다. 허가 면적 2만6282㎡(약 7950평)에 토지 이용 계획 면적 1만2677㎡(약 3835평)를 활용해 실내·외 마장뿐만 아니라 생태 연못 등도 만들 예정이었다.

말 목장 건설은 2012년 말까지 착착 진행됐던 것으로 보인다. 공유수면 허가를 마지막으로 받은 날이 2012년 12월31일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후 모든 사업이 중단됐다. 현재 목장 부지는 밭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마을 주민들이 무료로 경작을 하고 있다. 이 마을의 한 주민은 “2012년 12월 말에 공사가 중단된 후 정씨 측에서 마을 주민들에게 무료로 경작하는 대신 관리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평창군청 관계자는 “땅 주인이 목장을 건설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인허가를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2012년 말쯤 중단됐다. 그 이후 다른 어떤 내용을 들은 적이 없다. 목장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하남시 신장동에도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9㎡(약 60평) 부지의 2층 건물로 최씨가 2008년 6월 매입했다. 인근 상인에 따르면, 1년 전까지 음식점을 운영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장사를 하지 않고 있으며 부동산을 내놓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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