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헬로비전’ 합병부터 IoT까지…올 한 해 달군 IT 10대 이슈
  • 엄민우 기자 정윤형 기자 (mw@sisapress.com diyi@sisapress.com)
  • 승인 2015.12.2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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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IT업계, 삼성그룹 이재용 체제로 재편 등 굵직한 이슈 유독 많아
2015년 삼성은 이재용 체제로 완벽히 탈바꿈했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뉴스1

2015년은 유난히 굵직한 IT 이슈가 많은 한해였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며 미디어 업계 빅뱅을 일으켰고 삼성전자는 이재용 체제로 완전히 재편됐다.

카카오는 감청 ‘카카오 택시’를 내놓으며 새로운 택시 문화를 탄생시켰다. IT업체들은 너도나도 핀테크,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

시사비즈는 연말을 맞아 올 한해를 뜨겁게 달궜던 IT업계 주요 이슈 10선을 선정했다.

①삼성그룹, 이제용 체제로 재편

올 한해 삼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지난해 5월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후 1년 7개월 만이다. 이제 이재용 부회장에게 남은 것은 회장 승진뿐이다.

통합 삼성물산을 출범시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대주주로 오른 후 화학 등 부실 사업 및 계열사 정리에 들어갔다. 이후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신 성장사업 위주로 새판을 짰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부를 신설하며 공식적으로 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또 경영지원 부서를 축소시키고 현장에 자원을 집중하며 이재용 부회장이 강조하는 ‘현장 경영’ 체제로 돌입하기 위한 준비를 끝냈다.

이재용 부회장이 미래먹거리로 선정한 바이오산업 역시 본격 성장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서 제3공장 기공식을 갖고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게 됐다. 올해 이재용 체제로 완벽히 바뀐 삼성이 내년도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②SK텔레콤, CJ헬로비전 인수

지난 11월 SK텔레콤은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 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두 기업의 합병 소식에 이동통신업계와 케이블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SK텔레콤으로선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 사업에 진출할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합병과 동시에 항의에 가까운 입장을 발표했다. 두 업체와 SK텔레콤 간 설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업체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로 위기의식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두 기업 간 합병은 케이블 방송 업계의 마음을 급하게 만들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은 계속해서 유료방송 업계의 추가 빅뱅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 된다. 지금 케이블 업계는 또 다른 빅뱅을 만들어내기 위한 눈치싸움 중이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와 관련한 이슈는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한 심사를 시작했다. 관련법에 의하면 내년 2월 말까지 결론이 나게 돼 있지만 워낙 첨예한 이슈라 심사기간 연장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③ 카카오 수사기관 감청 허용 논란

카카오는 지난 10월 수사기관 요청 시 수사대상자 뿐 아니라 채팅방 대화 참여자들의 대화내용을 수사시관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대화 참여자들의 이름은 익명으로 처리하기로 했지만, 그 중에서도 범죄 혐의가 의심되는 경우 수사기관이 전화번호를 공개하기로 해 반향을 일으켰다.

대화내용 공개 경우를 수사기관 요청이 있는 경우로 한정했지만 카카오 사용자들은 카카오의 결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번 결정으로 수사기관이 범죄와 상관없는 대화내용까지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카카오가 결국 검찰의 압박에 굴복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놨다. 지난해 검찰은 “사이버 상에서 벌어지는 명예훼손을 실시간 감시하고 상시 단속하겠다"고 했으나 사이버 망명 사태를 우려한 이석우 당시 카카오 대표가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석우 전 대표는 이후 검찰로부터 음란물 유포 등의 혐의로 기소 당했다.

④‘단통법 1년’ 실효성 논란

올 한해 정치권과 이통 업계에선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무차별 적으로 지급되던 보조금이 상한선에 묶이면서 통신시장이 안정화 됐다는 평이 있는 반면, 온 국민이 휴대폰을 비싸게 하게 됐다는 비판도 나오게 됐다.

단통법과 함께 ‘20%요금할인제’를 선택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면서 이통시장의 변화를 불러왔다. 20% 요금 할인제는 고객들이 단말기 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통신요금 할인을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요금제로 단통법의 실효성을 더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한편, 단통법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자 정부는 최근 “내년 3월까지 단통법의 성과를 분석한 뒤 6월쯤 전반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⑤ 중국 반도체 굴기에 국내 업체 ‘초긴장’

올해 반도체 업계의 키워드는 ‘중국’이었다. 중국이 반도체 산업을 국가 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반도체 굴기’가 본격화 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긴장이 계속된 한 해였다. 아직까진 기술적으로 국내 업체들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중국이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고 있어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반도체 업체들과 인력들을 고액으로 영입하고 있어 대규모 인력유출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내년에도 중국의 반도체 육성 정책 바람은 더육 거세질 것으로 보여 내년에도 중국의 위협은 계속 있을 것으로 보인다.

⑥스마트카 전쟁 본격화

신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선 IT업계가 미래 먹거리로 꼽은 부문은 자동차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2017년 스마트카 시장 규모가 2740억달러(약 310조4700억원)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향후 자동차가 엔진이 아닌 모터 구동 방식의 전기차 및 스마트카로 바뀌면서 IT기술이 더욱 많이 접목될 것으로 보여 IT업체들은 자동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자동차 전장사업부를 신설했고 구글은 그 이전부터 무인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애플은 2013년 차량용 iOS를 공개하고 스마트카 사업을 공식화 한 후 2019년까지 자율주행차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역시 세계적인 자동차 반도체 업체들과 손잡고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이다.

⑦ 이통시장 중저가 폰 선호 경향 '뚜렷'

이통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효도폰’으로 여겨지던 중저가폰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올해 50만원 미만 휴대전화의 판매 비중은 평균 34%로 집계됐다. 단통법이 시행되기 전인 작년 7~8월 중저가 제품 비중이 평균 21.5%에 그친 것에 비하면 10%p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지난 9월 TG앤컴퍼니가 SK텔레콤과 손잡고 출시한 스마트폰 ‘루나’는 중저가폰이 젊은 층에게도 선택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 삼성, LG도 과거에 비해 중저가폰 마케팅에 힘을 쓰면서 중저가폰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급속도로 바뀌기 시작한 한 해 였다.

단통법 역시 중저가폰 열풍에 한 몫 했다. 휴대폰 지원금이 묶이고 고급 스마트폰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이 합리적 가격의 중저가폰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⑧삼성페이 등 핀테크 열풍

국내의 모바일 환경이 확대되면서 핀테크 산업 역시 활발해졌다. 특히 스마트폰 하나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간편 결제 시스템이 주목을 끌었다. 대표적으로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나우, 페이코 등이 있다.

특히 삼성페이는 기존 카드 단말기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8월 서비스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일일 결제건수 10만 건, 누적 가입자 100만 명, 누적 결제금액 1000억 원 이상을 기록 중이다. 재래시장에서도 사용 가능한 삼성페이지만 유독 핀테크 경쟁사 신세계백화점 계열사에선 신세계 측의 거부로 사용이 불가능하다. 내년엔 이마트에서도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⑨ 사물인터넷(IoT) 선점 경쟁 치열

2015년 IT업계에서 가장 많이 이름이 오르내린 단어는 아마 사물인터넷(IoT)일 것이다. IT 및 이동통신업체들은 사물인터넷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올 한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아틱과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 허브를 선보였고 수면 패턴을 분석하는 슬립센스 등의 IoT 제품들을 공개했다. LG전자는 일반 가전제품을 스마트 가전으로 바꿔주는 IoT 센서인 스마트씽큐 센서를 공개했다.

이동통신 3사의 홈 IoT서비스 경쟁도 치열했다. SK텔레콤은 2014년 중견 가전 기업들과의 제휴를 시작으로 스마트홈 서비스 제품을 출시한 바 있으며 2016년 상반기까지 출시된 스마트홈 기기의 수를 64개까지 확대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올해 10월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를 확장해 가고 있고 KT는 기가IoT홈 서비스를 통해 보안 측면에서 뛰어난 제품들을 출시하며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은 기존 산업과 달리 업계의 협력이나 참여가 중요한 분야로 꼽힌다.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여러 기기들을 연결하기 위해선 단일 업체의 노력만으론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 개발이 더 활성화될 내년엔 업체 간 협력이 더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⑩새로운 택시문화 만든 카카오택시

길에서 택시를 잡으며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신풍속도가 생겼다. 어플 하나로 전국 어디에서나 택시를 호출할 수 있는 카카오택시는 올 한해 열풍을 일으켰다. 하루 호출 수가 60만 건에 달하고 출시 후 8개월 여 기간 동안 누적 호출 수가 5천만 건을 넘어섰다. 기사 회원 수는 전국 택시 면허 수의 70%를 육박하는 19만 명 이상이다.

카카오택시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했던 우버 택시는 불법논란, 택시업계와의 갈등으로 사업을 접었지만 카카오택시는 서울시 및 택시운송 사업자와 협력하여 서비스를 순조롭게 시작할 수 있었다. 올 11월 카카오는 카카오택시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최초로 고급택시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 블랙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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