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주, 한류 열풍의 핵…미인주는 아모레퍼시픽
  • 하장청 기자 (jcha@sisapress.com)
  • 승인 2016.01.15 16:11
  • 호수 1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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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면세점∙해외사업 성장세 지속
아모레퍼시픽 주가 추이 / 사진=시사비즈

화장품주가 올해도 K뷰티 열풍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산업 전반에 걸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지만 화장품 업종은 중국 시장을 등에 업고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중국 내 자국 소비 육성, 위안화 평가 절하 등의 영향으로 국내 중국인 관광객(유커) 소비 성장세가 다소 주춤할 것이란 우려에도 불구, 화장품 업체들은 해외 면세 판매 증가로 고(高)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국내 면세 채널이 점진적 회복세를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화장품 업체들의 해외 수출과 현지 법인 성장 모멘텀(탄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현지에 진출해 판매되고 있는 기존 브랜드 뿐 아니라 신규 브랜드와 품목 출시로 높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OEM(주문자상표부착)∙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업체들은 지속적인 캐퍼시티(생산능력) 증설에 나서고 있어 수익성 개선세가 기대된다.

◇ 4분기 화장품 수출금액, 7억1934만달러…분기 사상 최고치

지난해 4분기 한국 화장품 수출금액은 7억1934만달러로 분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2월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2억4058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5.3% 증가했다. 지난 2014년 1월 전체 수출액은 8075억달러에 불과했지만 2년 만에 209.7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한국 화장품의 12월 중국 수출액은 1억926만달러로 전년동월에 비해 42.2% 증가했고 미국 수출액은 63.9% 늘어난 1926만달러로 기록됐다. 이 밖에 홍콩 5075만달러, 일본 1099만달러 등으로 나타났다.

한국 스킨케어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며 아시아 시장에 국한됐던 한국 화장품 수출 성장세가 북미 지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올해도 한국 화장품 업체들의 북미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며 북미향 수출은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스킨케어 시장 규모가 한국의 3배에 달하는 점을 감안했을 때 북미 시장은 중국과 더불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면세 채널 정상화 궤도에 들어서

면세점 채널은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화장품 인당 구매액 상승 효과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의 아모레퍼시픽 면세점 매출액을 중국인 입구자 수로 나눈 평균 인당 구매액은 16만5536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6% 늘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의 평균 인당 구매액은 9만8484원으로 161% 급증했다.

면세점 상품 믹스가 고가 제품 위주로 개선되며 올해 인당 구매액도 꾸준한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점에서 요우커들의 한국 화장품 쇼핑 비중도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5월 메르스 확산 우려로 요우커가 감소하며 면세점 채널 성장에 비상등이 켜지기도 했다. 요우커 수는 6월 들어 전년동월대비 45% 줄었고, 7월 63% 급감했다. 메르스 여파로 움츠러들었던 방한 관광 수요는 9월부터 회복세로 돌아섰고 10월 중국 국경절을 맞아 활기를 되찾았다.

중국인 인바운드 관광객 증가세가 매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위축됐던 분위기가 다시 기지개를 펴며 올해도 연간 기준 20% 이상 중국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소비 주체인 중국인 여성 관광객 비중이 지난 2014년 61%로 확대된 점도 질적 개선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4분기 실적 호조 전망 잇따라

화장품 업체들의 4분기 실적 전망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KB투자증권에서는 아모레퍼시픽, 아모레G, LG생활건강,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화장품 업종 커버리지 5개 기업 합산 4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6.8% 증가한 4조1700억원, 영업이익은 37.5% 늘어난 4365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아모레퍼시픽의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9.0% 증가한 1조1646억원, 영업이익은 46.1% 늘어난 1305억원으로 예상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면세점 채널이 30%, 아시아 해외 법인이 50%의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모레G의 4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에 비해 18.4% 늘어난 1조4053억원, 영업이익은 1417억원으로 43.1%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G의 이니스프리는 면세 정상화로 높은 성장률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고 에뛰드하우스 관련 브랜드 투자는 지속되고 있지만 해외 인지도 상승세가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LG생활건강의 4분기 실적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매출액은 11.8% 늘어난 1조3150억원, 영업이익은 25.3% 증가한 1392억원으로 예상했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면세점 성장세는 30% 이상이 될 것이며, 방문 판매와 온라인 매출 성장세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맥스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36.4%, 114.6% 늘어난 1490억원과 92억원으로 보고 있다. 코스맥스의 국내 법인과 중국 법인은 각각 20%, 60%의 높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콜마의 4분기 매출액은 14.3% 늘어난 1369억원, 영업이익은 15.9% 증가한 160억원으로 전망했다. 한국콜마의 화장품과 제약 부문의 외형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프리미엄 스킨케어 주문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률 개선세가 뚜렷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인바운드 소비 회복과 해외 현지 법인 실적 호전으로 높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높은 시장 컨센서스(예상치)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0.4%, 7.1% 하회할 것으로 보이지만 4분기 신규 투자와 인센티브 관련 일회성 비용 집행에 따른 것으로 우려할 요인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 화장품주 하락, 단기 이슈에 불과

올해 들어 화장품주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불거진 중국 증시 폭락으로 중국 소비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화장품 업종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은 1만원(2.55%) 하락한 38만2000원에 마감했다. 코스맥스가 4.95% 떨어졌고 한국콜마와 아모레G가 각각 2.99%, 2.41% 내렸다. LG생활건강도 0.31% 하락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황제주(1주당 100만원 상회)로 등극했지만 올해 들어 100만원 이하로 내려왔다.

지난 14일에도 화장품주는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아모레퍼시픽이 4.85% 하락했고, LG생활건강도 1.6% 떨어졌다. 코스온이 5.41% 내렸고, 코스맥스, 에이블씨앤씨 등이 2% 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중국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되며 화장품주가 연이어 직격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고평가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0배에 달해 벨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 거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화장품주 하락은 단기적 이슈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 동안 화장품 관련주가 큰 폭으로 성장한 이후 다소 둔화될 수 있겠지만 국내외 면세점과 해외사업 비중 확대에 따른 이익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아모레퍼시픽…화장품 업종 내 최선호주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진출에 힘입어 글로벌 화장품 회사로 발돋움하며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글로벌 TOP 5 브랜드 육성을 목표로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2020년까지 해외사업 이익기여는 40%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의 중저가 스킨케어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뿐 아니라 고급 브랜드인 설화수에 이르기까지 중국인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설화수와 라네즈가 중국 내 연평균 35%, 이니스프리가 400%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아이오페를 선보이며 백화점에 입점 했다. 헤어케어 라인인 려의 중국 내 매장 수는 2000개 이상으로 확대되며 1위 로레알과의 점유율 경쟁도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헤어케어, 바디케어 부문에 이르기까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구하며 내년까지 규모 확대와 이익 성장세를 이어갈 것을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은 24조2000억원으로 1년 사이 46%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총 순위도 15위에서 6위로 9계단 수직 상승했다. 중국발 매출 증가에 따른 실적 호전세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올해 아모레퍼시픽의 연중 최고가는 42만6500원이다.

2014년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액은 3조9740억원으로 전년대비 25% 늘었다. 영업이익도 52% 증가했다. 올해 전망도 밝다. 올해 연간 기준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24.6% 늘어난 5조8649억원, 영업이익은 29.3% 증가한 9988억원으로 추정된다. 성장성 둔화에 대한 우려도 일부 엿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현지 매출 증가세가 지속되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높은 이익 성장성과 중국 점유율 확대 등에 따라 신고점 경신이 임박했다며 목표주가를 48만원에서 54만원으로 13% 상향 조정했다.

박신애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년간 고성장으로 높아진 기저효과에도 불구, 가장 돋보이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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