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이란 최대 23조원 잭팟 기대감
  • 노경은 기자 (rke@sisapress.com)
  • 승인 2016.04.2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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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정부 1년치 SOC 총 예산과 맘먹어…안정적 투자환경 뒷받침돼야
사진 및 자료=대림산업, 전경련

국내 건설사들이 경제 제재가 풀린 이란에서 새로운 중동 특수를 맞기 위한 채비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달 초 박 대통령의 이란 순방에 따른 최대 수혜업종으로 건설업이 손꼽혀서다. 업계에서는 양해각서(MOU) 이상의 성과가 최대 2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란이 국내 건설업계에 기회의 땅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란은 오랜 제재로 인해 사회기반시설 전반이 상당히 낙후돼있다. 이에 이란 정부는 철로 1만2000킬로미터를 새로 건설할 예정이다. 이 공사의 일부 구간을 대림산업이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림산업은 다음달 이란 알와즈와 이스파한을 잇는 540킬로미터 구간 철도 공구 공사를 49억원 달러(한화 5조6000억원 규모)에 수주하는 가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가계약은 양해각서 보다 구속력이 강한 수주 전단계의 계약이다.

대림산업은 이와 함께 20억 달러(한화 2조3000억원) 규모의 박티아리 댐·수력발전 플랜트 공사 가계약 체결도 앞두고 있다. 또한 1조 원 정도의 석유화학플랜트 수주도 계획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수주 규모가 총 9조원에 달해 회사가 제시한 올해 수주 목표액인 13조원의 70%에 육박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란시장에 진출한데다, 가장 많은 공사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재 기간 동안에도 현지 지사를 유지하고 직원이 상주하는 등의 노력으로 현지와 관계가 좋은 편”이라며, “다만 아직 수주와 계약금액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포스코대우는 이란 최고 명문인 시라즈의과대학의 대형병원 건립에 나선다. 병상 1000개가 넘는 규모다. 현대건설은 병원건물 건축 공사를, 포스코대우는 병원 의료장비 조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이를 위해 두 회사는 다음달 박 대통령 이란 방문에 맞춰 이란 보건부와 정식 업무협정을 체결한다.

또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란 캉간 석유회사가 발주한 가스 정제시설 건설 프로젝트인 사우스파(South Pars) 12단계 확장 공사 계약을 약 36억 달러(한화 4조1000억원)에 체결할 예정이다. 사우스파 플랜트 외에도 이란 에너지부 산하기관이 발주하는 5억 달러(5700억원)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 공사 수주도 추진 중으로 다음달 가계약이 기대된다.

이처럼 공사 수주가 가시화 된 것만 줄잡아도 약 130억 달러(한화 15조원)에 이른다. 성과가 기대되는 공사까지 합치면 최대 200억 달러(한화 2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우리 정부의 SOC 1년치 총 예산에 맘먹는 규모다. 계획대로 계약만 체결하면 최근 수년간 해외 수주서 고전해 온 국내 건설사들에게 가뭄의 단비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회성 관계가 아니라 지속적인 수주 텃밭으로 만들기 위해선 수반돼야 할 요건도 적지 않다. 일단 두 국가 간 상호협력체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다행히 두 정부는 과거 지명 교환에 합의하면서 서울시 강남에 이란 수도인 테헤란 명칭을 딴 테헤란로를 두고, 이란은 우리 수도인 서울의 지명을 딴 서울로를 두는 등 원만한 친교를 맺어왔다. 또 1970년 우리나라의 오일쇼크 당시 이란은 우리나라에게 유일하게 원유를 공급하기도 했다.

금융조달방법도 시장선점의 결정적 요소로 꼽힌다. 이란의 인프라 및 플랜트 발주 물량은 발주처의 자금력이 떨어지는 만큼 건설기업이 금융조달계획을 세워야 하는 시공자금융제공 형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우리기업에게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의 금융지원 수단을 적극 활용할 것을 우선 권고하기도 했다. 아울러 민간은행의 적극적인 참여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이란의 안정적인 정치환경과 인허가 등과 같은 행정적 절차가 투자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자금조달이다. 정부에서 금융조달을 위해 눈에 띄게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화된 것은 많지 않다”며 “순방 이후에 추진력있게 움직여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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