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도 뒤바뀐다]② 하이트진로의 반격, 맥주 1위 탈환 안간힘
  • 고재석 기자 (jayko@sisapress.com)
  • 승인 2016.05.0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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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추락 5년째…신제품‧수입맥주 쌍끌이로 반격 나서
지난 2014년 6월 서울 강남 블루오파스타매장 앞에서 열린 기린이치방 관련 행사 모습. 하이트진로가 일본 기린맥주와 제휴해 국내에서 기린아치방을 판매한다. / 사진=뉴스1

맥주시장 1위에서 2위로 내려앉은 하이트진로의 반격이 시작됐다. 3세대 하이트맥주를 표방한 신제품이 선봉에 섰다. 회사 수뇌부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하이트맥주가 수입하는 외국맥주 선전도 1위 탈환에 긍정적 요인이 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이트진로는 맥주시장에서 2010년까지 장기간 점유율 1위 업체였다. 1996년 1위에 오른 이래 꾸준히 50~6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008년 당시 1위 하이트와 2위 OB의 점유율 추이는 58% 대 41%였다.

2011년 판세가 반전됐다. OB가 51.82%를 기록하며 48.18%에 그친 하이트를 따돌렸다. 이후 OB는 해마다 점유율을 늘리며 2013년에 60%를 넘어섰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30%대로 내려앉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당시 OB맥주 영업을 총괄한 인물은 하이트진로 출신의 장인수 OB맥주 부회장이다.

최근 3년 간 시장점유율 추세는 알 수 없다. 점유율 집계 바탕이 된 한국주류산업협회 출고실적이 2013년 이후 비공개이기 때문이다. 다만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이 올해 점유율 목표를 40%라고 말한 것으로 비춰볼 때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은 30%대 중반으로 추정된다.

하이트진로가 내세운 노림수는 신제품이다. 최근 하이트진로는 3세대 하이트맥주를 표방한 ‘올뉴하이트’를 내놨다. 부드러운 목 넘김에 최적화된 알코올 4.3%에 맥아와 호프 등 원료함량을 조절해 개발했다.

하이트만의 공법을 업그레이드한 엑스트라 콜드(Extra Cold)도 적용했다. 이 공법은 숙성부터 생산까지 전 공정을 얼음이 얼기 직전 온도로 유지하는 기술이다. 깔끔한 페일라거 특징도 살렸다. ‘태양의 후예’로 대세스타가 된 송중기를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회사 수뇌부도 적극적이다. 올뉴하이트 출시 기자간담회에 김인규 사장이 직접 나섰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맥주 시장 1위 탈환을 목표로 올해 시장점유율 40%를 달성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시장을 1∼2년 안에 뒤집을 수 없으므로 계획대로 올해를 보내면 1위 탈환을 위한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건은 결국 개별 맥주브랜드 매출성적이다. 하이트진로 내에서 맥주 매출액은 8000억원이다. 하이트진로 총 매출액의 42% 수준이다. 그 중 5240억원을 하이트 브랜드가 차지한다. 맥스는 1300억원 수준이다. 결국 두 제품의 성패가 1위 탈환 가능성의 무게를 좌우하는 셈이다.

김윤오 신영증권 연구원은 “클라우드의 대항마인 맥스 유통 확대와 하이트, 맥스에 이은 신규 브랜드 출시로 제품 역랑 제고가 가능하다”며 “이는 동종업계 공격을 직접적으로 방어하고 외국산 맥주의 인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하이트진로는 외국산 맥주 인기에 대응하기 위해 맥주 수입시장에서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기린이치방의 성적이 좋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기린이치방의 누적판매량은 5272만 병(330mL 병 기준)으로 매년 40% 이상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기린이치방 판매량은 하이트진로가 일본 기린맥주와 제휴를 맺은 2012년 이후 꾸준히 늘었다. 지난 한해에만 2030만 병이 팔렸다. 첫해 기록한 636만병보다 3배 이상 오른 수치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지난달부터는 기존에 하이트진로가 수입‧판매하던 프랑스 판매 1위 맥주 1664블랑 생맥주 판매를 시작했다. 이강우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1664블랑은 2015년 국내 판매량이 전년 대비 450% 성장하는 등 밀 맥주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제품”이라고 밝혔다. 맥주 수입을 통해 수익을 다각화하는 셈이다.

김윤오 연구원은 “주요 선진국 통화가치 절하 조치로 말미암아 일본과 유럽 주류가 국내에 급속히 유입 중”이라며 “당분간 외국산 맥주의 인기는 지속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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