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창업] 허약한 서비스산업, ‘프랜차이즈 사이언스’ 벤치마킹해야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5.2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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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국내 서비스 산업 및 유통업체들, 프랜차이즈 통해 서비스 사이언스 배워야 살아남는다

 필자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주관하는 ‘K-프랜차이즈 CEO’ 과정의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이 과정은 최근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봇물처럼 늘어나면서, 협회의 5대 회장인 조동민 대표가 ‘글로벌 프랜차이즈 징기스칸 CEO 500인을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만든 과정이다. 

 
매주 월요일 프랜차이즈 경영인들의 안목을 높여주기 위해 사회 각계의 저명인사들을 모셔서 강연을 듣는데, 강사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앞으로도 프랜차이즈 사업 전망이 밝다”는 것이다. 모든 강사들은 자기 분야에서 트렌드를 선도하는 전문가이자 오피니언 리더들이다. 이들이 그렇다고 하면 그건 사실일 것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프랜차이즈 서울' 창업박람회를 찾은 시민들이 프랜차이즈 창업 상담을 받고 있다.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 괄목상대 성장 

20여 년 전 필자가 창업 컨설팅업계에 처음 발을 들일 때만해도 프랜차이즈 사업은 유통업이나 유통 중간상들과 잘 구분이 되지 않았다. 가맹점포 오픈만 해주면 된다는 식으로 영업하는 사업자가 많아 창업 컨설팅과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서비스 경계가 모호했다. 프랜차이즈는 곧 사기꾼이라는 인식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20년 이상 시간이 흐르면서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경쟁력도 날로 향상되고 있다. 언젠가 꽤 규모가 큰 한 기업의 유통 시스템을 컨설팅 했던 적이 있는데, 그 내부 운영 방식이란 게 알차게 운영되는 작은 프랜차이즈 기업만도 못한 걸 발견했다. 

아직도 프랜차이즈에 대한 인식도가 낮아서 이 산업 분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영세한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경영 마인드나 시스템이 허약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호락호락하게 볼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컨설팅을 하면 할수록 서비스 사이언스의 정석이 바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프랜차이즈는 흩어진 점들을 하나로 모아서 강력하게 통합하는 힘이 있다. 각자 다양한 개성을 가진 개별 점들을 한 존재인 것처럼 운영하려면 강력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 시스템이 바로 서비스 과학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서비스 산업이 허약하다. 서비스란 단순히 친절한 접객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서비스 과학은 모든 무형의 자산을 하나로 엮어서 체계적이고 일사 분란하게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다. 그런 면에서 프랜차이즈라는 서비스업은 입체적이고 전체적이며 본질적이고 강력하다. 

IT 융합과 서비스업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

개인적으로 필자는 거대 프랜차이즈 브랜드보다 할머니의 손맛과 정이 느껴지는 동네의 작은 가게들을 더 좋아한다. 하지만, 종종 그런 동네 가게들은 필자를 실망시키기도 한다. 얼마 전 서울 을지로의 한 작은 분식점을 찾았을 때 경험이다. 주방, 서빙 모두 허리가 굽은 노인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얼마나 정겨웠는지 모른다. 

안타까운 건 청결관리, 맛관리 등이 모두 기대 이하였다는 점이다. 그분들이 주는 다정함이 필자가 음식점에서 얻고자 하는 서비스 만족도를 넘어서지 못해 안타까웠다. 그분들이 허락만 해준다면 잠시 시간을 내서 개선해야 할 점을 알려주고 싶은 생각이 목젖까지 올라오는 걸 겨우 참았다. 자꾸 그 분식점이 깔끔하고 정돈된 프랜차이즈 분식점과 비교되었다. 주방도 비효율적이고 어지러웠다. 솔직히 맛도 필자가 종종 이용하던 프랜차이즈 분식점이 더 나았다. 김밥 속에 재료는 가득 했지만, 밥도 속재료들도 상큼하지는 않았다. 요리를 해보면 재료를 많이 넣는다고 맛이 나는 건 아니다. 식사를 하면서 작은 동네 가게들을 좋아하는 필자이지만, 작은 점포들이 결국 잘 정돈된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이기지 못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발견하며 마음이 우울해졌다. 

서비스 사이언스로서 프랜차이즈의 힘은 바로 여기 있다.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진 사업자들을 강력한 시스템으로 통합해 전체적으로 평균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프랜차이즈의 핵심 요소인 표준화·단순화·전문화가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여기에는 무형의 사업 노하우를 누구나 실행 가능하도록 압축하는 힘이 있다. 일반인들은 음식점 프랜차이즈를 우습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가장 힘든 사업 중에 하나가 바로 음식업이다. 시스템이 잘 잡힌 기업에 한정된 것이지만, 음식업의 복잡한 요소들을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잘 정립하는 것은 서비스 사이언스의 정수를 보여준다. 

열악한 국내 서비스 산업이나 유통업체들은 프랜차이즈를 통해 서비스 사이언스를 배워야 한다. 앞으로 많은 산업부문에서 IT 융합과 서비스업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때문에 성장 한계에 몰린 전통적인 기업들이 물리적 상품과 서비스가 잘 결합된 프랜차이즈 사업 방식을 벤치마킹 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 

10여 년 전 미국의 서비스 프랜차이즈산업을 연구하면서, 제조 및 유통 부문에 있는 미국의 많은 전통적인 사업자들이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고 성장 모델을 강화하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서비스에는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요소가 있다. 바로 거기서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낙후된 산업 분야에서 고민하는 기업이라면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통한 ‘재도약’ 방안을 모색해보길 바란다. 

필자 이경희 소장은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올바른창업포럼 대표회원으로 있다.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세종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았다. 지난 20년간 신사업개발 및 창업 프랜차이즈 부문에서 많은 기업과 창업자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했으며, 세종대·동국대·경희사이버대 등의 MBA과정에서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강의했다. 

필자인 이경희 소장은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올바른창업포럼 대표회원으로 있다.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세종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았다. 지난 20년간 신사업개발 및 창업 프랜차이즈 부문에서 많은 기업과 창업자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했으며, 세종대·동국대·경희사이버대 등의 MBA과정에서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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