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화될 미국 통상압력에 대비해야
  •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7.08 19:47
  • 호수 1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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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로 인해 유럽 경제를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중국은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과정에서 기업과 은행의 부실이 늘면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그동안 홀로 좋았던 미국 경제마저도 나빠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미국이었지만, 에너지 가격 하락과 적극적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미국 경제는 최근까지 확장세를 이어왔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2009년 6월을 저점으로 이후부터 올해 6월까지 84개월간 확장국면을 이어오고 있다. 1945년 이후 경기순환에서 평균 경기확장 기간이 58개월이었음을 고려하면 장기 호황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미국의 경기확장 기간이 이보다 길었던 때는 1960년대 베트남 전쟁과 1990년대 정보통신혁명의 경우밖에 없었다.

이번 경기확장이 이처럼 길어진 것은 우선 공급 측면에서 셰일가스 영향으로 에너지 가격이 하락한 데 기인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이 기업의 생산비용을 절감시켜 공급 곡선을 우측으로 이동시킨 것이다. 여기다 과감한 재정 및 통화정책도 수요를 증가시켰다. 2008년 국내총생산(GDP)의 60%였던 정부부채가 최근에는 100%를 넘을 정도로 재정정책을 팽창적으로 운용했다. 통화정책도 전례가 없을 정도로 과감했다. 소비와 투자를 부양하기 위해서 5.25%인 연방기금금리를 거의 0%로 인하했고, 양적완화를 통해 3조 달러 이상 돈을 풀었다. 

문제는 이제 정책 효과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데 있다. 올해 들어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은 상승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금리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도 줄고 있다. 정부가 부실해졌기 때문에 지출을 늘릴 여력도 크지 않다. 여기다가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미국 제조업의 수출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201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 달러 가치가 주요국 통화에 비해서 38%나 상승했다. 

달러 가치 상승으로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 재고가 많이 쌓였기 때문에 미국 제조업체들이 생산을 줄이면서 대응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비스업 경기마저 둔화되는 조짐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특히 경기에 후행하는 고용지표가 경기둔화를 확인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비농업 부문에서 고용이 월 평균 23만 개 늘었다. 그러나 올해 5월까지는 월 평균 15만 개, 최근 3개월 새 12만 개로 증가세가 크게 줄었다.

이런 추세로 보면 올 하반기 어느 시점에 경기확장 국면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반영해 달러 가치가 올해 1월을 정점으로 이미 하락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대선후보들은 정도의 차이이지 미국의 국익을 위해 보호무역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4월 미 재무부는 한국 경상수지 흑자가 지나치게 많고 대미 무역흑자가 250억 달러를 넘는다고 우리를 환율감시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올해 하반기 이후 한국에 대한 미국의 통상압력은 더 높아질 것이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금융회사나 개인들의 자산 포트폴리오도 재구성해야 한다. 각 경제주체가 이런 변화에 미리 대비해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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