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프랜차이즈 창업] 프랜차이즈 창업 성공과 실패의 네 탓, 내 탓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7.1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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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사업의 특징은 브랜드와 사업모델, 그리고 성공의 노하우를 판다는 점이다. 해당 사업 분야에서 경험이 없는 초보자도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예비 창업자들은 성공을 꿈꾸며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을 선택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성공하는 가맹점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왜일까?


프랜차이즈 브랜드 성공, 연관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 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시장 규모는 연간 100조원이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브랜드는 4800여개다. 가맹점 숫자는 약 30여 만 개로 추정된다. 4800여개 중 가맹점수 100개 이상인 브랜드는 300여개에 불과하다. 이렇게 본다면 전체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약 4500여개 가맹본부가 가맹점수 100개 이내인 소규모 회사이거나 중소기업인 셈이다. 

만일 4800개 브랜드가 모두 건실한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해서 가맹점의 성공확률을 높인다면, 현재 정부가 걱정하는 자영업 문제도 상당수 해결될 수 있을 정도이다.

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가맹점 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하나가 성공하면 거기에 IT시스템, 디자인, 각종 설비, 가구, 냉장고 에어컨 같은 가전제품, 소모품, 식자재 등 연관 산업 분야가 덩달아 성장하는 것이니 그 산업 효과가 얼마나 클 것인가. 더구나 예쁘게 잘 성장한 브랜드가 국내를 넘어서 해외 진출까지 성공한다면 부가가치는 말할 것도 없다. 

최근에 만난 기업가 정신 충만한 한 예비 창업자는 본인이 개설하는 점포의 매출 목표를 1일 300만원이라고 말했다. 왜 그런 목표를 세웠냐고 물어보니, 직영점이 그 정도 매출은 올려야 프랜차이즈 사업도 할 수 있고 남는 잉여 이익으로 여러 개의 점포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의 말은 정확하게 본질을 짚었다. 처음 가맹본부가 개설하는 점포가 마치 피겨스케이트의 김연아나 골프의 박세리 선수처럼 대박 매장이 되지 않으면 예비 창업자들의 본보기가 될 수 없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본보기가 되어야만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겠지’라는 부푼 꿈을 가진 예비 창업자들이 그 브랜드의 가맹점이 되기를 기꺼이 선택하는 것이다. 

1등에서 꼴찌 중, 몇 등짜리 가맹점이 될 것인가가 중요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렇게 부푼 꿈을 가지고 창업한 가맹점들이 모두 성공하느냐 하면 그렇지가 않다. 아무리 우수한 브랜드라고 하더라고 1등부터 꼴찌까지의 가맹점을 갖고 있다. 때문에 예비 창업자 입장에서는 우수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브랜드 가맹점들 중에서 꼴찌가 안 되고 우등생 순위에 드는 것도 중요하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측에 성공하는 가맹점주의 특성을 물어보면 거의 100% 가맹점주의 경영 마인드가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그런데 사업에서 실패하는 가맹점주들에게 실패 사유를 물어보면 상당수는 가맹본부 탓을 한다. 즉 가맹본부는 가맹점의 실패 이유로 ‘가맹점주가 열심히 경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하고, 가맹점은 실패의 원인이 가맹본부 탓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서로 네 탓, 내 탓을 해서는 답이 없다. 실패의 악순환이 계속될 뿐이다. 그렇다면 컨설턴트로서 좀 더 객관적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이유를 분석해보면 마치 서로 노력하며 사는 부부와 같다. 부부는 사랑해서 결혼하지만, 그 사랑이 오래 지속되는 것은 쌍방의 노력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맞벌이를 하든 그렇지 않든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과 같다. 

가맹본부가 하는 역할은 지속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경쟁우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유통 시스템 개선이나 원가인하, 신제품 개발과 브랜드 관리, 가맹점을 지도하는 컨설턴트들의 역량 강화, 최선의 상권 입지 선택, 가맹점주 교육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는 잘못한 가맹점주들을 따끔하게 야단치는 것도 포함된다. 

치킨브랜드인 ‘비비큐’의 가맹점주가 되려면 경기도 이천에 있는 치킨대학에서 숙식을 하면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조리와 매장관리 역량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지만 가맹점을 개설해준다. 지난해 연말에는 가맹본부의 전 직원이 주말마다 가맹점을 순회하며 판매 촉진을 도와주기도 했다. 

‘바보스’라는 치킨맥주전문점도 한 겨울이면 매출이 떨어지는 호프주점의 특성을 감안, 가맹본부 직원들이 매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가맹점 판촉을 지원해준다. ‘피쉬 앤 그릴’과 ‘치르치르’를 운영하는 리치푸드는 신메뉴가 출시되면 가맹본부 사장이 직접 물류센터에서 전체 가맹점주 교육에 참여하는데, 가맹점 수가 많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은 본사의 전 직원이 가맹점주와의 교육과 만남에 투입된다. 

내츄럴 베이커리카페인 ‘브레댄코’는 매출이 떨어지는 가맹점의 경우 가맹본부 직원이 직접 현장으로 파견돼 판촉활동 시범을 보이면서 매출을 끌어올려 가맹점주를 교육시키고 도전에 대한 동기를 유발시켜준다. 또 열심히 하는 매장 등 특정조건에 해당될 경우 장려금을 지급하면서 가맹점주들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후원하고 있다. 

‘한촌설렁탕’은 매달 가맹점주와의 모임을 가진다. 가맹점주들의 시야를 넓혀주기 위해서 명사들을 초청해서 강연을 듣기도 하고 문화공연에도 함께 참여한다. 가맹점포의 종업원들을 초청해서 진행하는 힐링 행사도 있다. 물론 매장의 맛 관리를 위해서는 김치의 경우 산도관리까지 할 정도로 철저하게 지도한다. 

한식을 대표하는 브랜드인 ‘이바돔 감자탕’의 경우, 중대형 매장을 운영해야 하는 사업의 특성상 가맹점주들에게 기업가 마인드를 길러주기 위해서 노력한다. 매달 정기적으로 가맹점주 모임을 가지고 공동으로 교육을 받거나 레저 활동을 함께 한다. 신규 가맹점주의 경우 옷 입기 화장법 등 이미지 연출까지 지도해주면서 중대형 음식점 사장이 갖춰야 할 자세와 태도를 지도한다. 

사람들이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해 비싼 돈을 주고 개인트레이너들의 지도를 받는 이유는 하나이다. 굳이 개인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유튜브나 인터넷을 뒤지면 몸짱을 만드는 방법은 모두 공개돼 있다. 

하지만 스스로 잘할 자신이 없을 때 우리는 큰돈을 투자해서라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는 것이다. 가맹점주가 혼자서 잘할 자신이 없을 때 가맹비나 로열티를 주고서라도 개인 창업이 아닌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니 가맹점이 성공하지 못할 행동을 할 때 가맹본부는 개인트레이너처럼 가맹점주를 채찍질하고 동기 유발을 시켜줘야 한다. 

'못된 고양이'의 외부 모습
성공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세 가지 특징

그렇다면 성공하는 가맹점의 특성은 무엇일까? 어느 프랜차이즈 브랜드나 성공하는 가맹점의 특성은 거의 비슷하다. 

우선 점포 출점을 잘 한 경우가 많다. 해당 업종의 특성에 딱 맞는 상권 입지에서 개업을 했다든지 싸고 목 좋은 점포를 얻어 투자 수익에서 처음부터 유리한 조건을 지니고 시작한 경우다. 또 해당 지역내에서 경쟁우위를 가진 경우, 즉 용꼬리가 아니라 뱀 머리인 여건에서 창업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통 출점 전략은 가맹본부의 권한이다. 그러므로 출점을 잘 하느냐 아니냐는 상당부분 가맹본부의 책임이다. 

‘못된 고양이’라는 중저가액세서리 브랜드는 A급 상권 입지에 주로 출점한다. 투자비도 평균 4억원에서 5억원대에 육박한다. 하지만 어떤 가맹점들은 2억원대가 조금 넘는 투자비로 월 1000만원 이상의 순수익을 얻고 있다. 판매점은 외식업소와 달리 완제품을 판매하므로 인건비가 적게 든다. 때문에 본질적인 비용 구조에서 유리한 면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출점한 상권 입지에서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거나 월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권 입지일 경우, 즉 출점 여건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 수익을 올리는 걸로 나타나고 있다. 

둘째, 성공하는 점주들은 대체로 본사가 요구하는 것 이상으로 경영을 잘한다. 그들은 본사만 바라보지 않고 모든 경영관리에서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고객관리, 마케팅 투자, 종업원 관리, 서비스 관리, 매장관리 모든 면에서 탁월하다. 악조건에서도 성공한 가맹점주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리마크블한 경영수완이다. 망할 수 없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경영하고 그 결과가 대박 성공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오피스넥스’라는 사무문구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안산점은 월 매출액이 4억원대에 육박한다. 이는 전체 가맹점포 중에서 가장 높은 매출이다. 여기에는 본사의 지원 시스템과 사업 모델의 우수성을 넘어서는 가맹점주 개인의 탁월한 역량이 큰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 특성은 가맹본부와의 우호적인 관계 유지이다. 상품관리, 서비스 관리 등 가맹본부의 방침을 잘 따르고 교육받은 대로 경영을 하며 마케팅 신제품 판촉 등 가맹본부가 요구하는 모든 정책에 적극적이다. 

이 세 가지 요건을 갖출 경우, 심지어 가맹본부가 망해서 사라진 후에라도 지역 상권의 터줏대감으로 살아남아서 오래 오래 경영하며 해당 지역에서 역사를 만들어나가는 점포가 된다. 

아내는 남편이 돈을 못 벌어 온다고 바가지 긁고, 남편도 아내가 집안 배경도 약한데 경제력조차 없다고 비난하면 그 가정에는 미래가 없다. 좋은 직장을 다니든 아니든 남편도 가정 경제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아내도 작은 역할이라도 본인에게 맞는 일을 찾아 가정 경제에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면서 서로 위로할 때 그 가정은 화목이 꽃 피고 밝은 미래가 보장될 것이다. 프랜차이즈 사업도 마찬가지이다. 서로 기대하는 것만 많고 각자의 역할을 잘 못하면 갈등만 증폭된다. 

오피스넥스 안산점 매장의 내부 모습
프랜차이즈 어원은 속박에서 풀려난다는 의미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태생부터 ‘상생’을 모토로 한다. 월급을 주는 CEO(최고경영자)와 근로자의 관계가 아니다. 프랜차이즈의 어원은 속박에서부터 풀려나는 것을 의미한다. 가맹점주도 투자를 하는 대신 독립채산제로 운영할 수 있고 가맹본부는 대가를 받는 대신 특정 지역에서 독자적인 상권을 보장해주고 가맹점이 자율적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 

이렇게 본다면 완전히 자유로운 개인 사업자에 비하면 어느 정도 통제와 속박 아래 있지만, 기업체에 속한 샐러리맨보다는 더욱 진화된 시스템이 프랜차이즈 사업인 셈이다. 작은 가맹점들의 연합체가 하나의 가맹본부가 존립할 수 있도록 십시일반으로 ‘세금’을 내고, 가맹본부는 그 이익금으로 작은 점포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헬스센터의 개인트레이너들처럼 관리하고 보살핀다. 

이렇게 좋은 시스템이 장점을 살려 성공적으로 운영되려면 먼저 가맹본부의 경영자들이 ‘성장’에만 눈이 멀어서는 안 되고 상생으로 사업을 성공시키는 경영역량은 물론 윤리적인 경영 마인드를 가져야 하고 가맹점에 대한 철학을 정립해야 한다. 

가맹점주들도 가맹본사에만 의지하지 말고 현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리마크블하게 수행해 내야 한다. ‘쉽게 묻어가려고 프랜차이즈를 택했는데 내가 왜 그렇게 고생해야 해’라고 투덜대봤자 결국 내가 투자한 재산만 손해를 보게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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