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의 소자본창업 마케팅] 창업 시장, 브랜드 파워 높이는 공간 마케팅 확산
  • 이경희|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7.1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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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밀폐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주민들을 위한 미술갤러리로, 대형마트 옥상이 축구장으로’


공간에 새로운 기능을 더함으로써 비즈니스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다. 미술갤러리와 옥상 축구장을 만든 기업처럼 공간에 마케팅 개념을 도입하는 공간혁신 마케팅이 창업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유통식품 업계는 물론 프랜차이즈, 소규모 점포까지 확산되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시킨 콜라보 카페가 등장하는가 하면, 테마파크형 외식업이 맛은 물론 오감체험으로 소비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최근 들어 매체 다변화 인터넷 및 모바일의 확산으로 전통적인 광고의 효과는 점점 떨어지는데 반해, 공간 마케팅 전략은 브랜드를 보다 생생하게 체험하도록 한다. 이로써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고 소비자만족을 높이는 한편, SNS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게 장점이다.
 

이바돔 키즈랜드


서비스 공간 제공, 고객만족도 높이기

대부분의 점포들이 조금이라도 더 물건을 진열하거나 의자·탁자를 비치해 매출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공간 마케팅에서는 오히려 이익이 되는 공간을 비우고 고객 서비스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고객 만족을 높이기 위해서 노력한다.
고객만족을 목적으로 공간 마케팅을 실시하는 대표적인 업종은 편의점이다. CU는 24시간 안심 택배 보관함을 설치해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학 내에 있는 매장의 경우 ‘파우더존’과 ‘피팅존’, ‘스터디존’ 등 대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서비스를 제공, 생활서비스 복합매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도시락카페로, GS25는 대학가 점포에 컬러프린트·복사기·팩스뿐 아니라 주민등록등본 출력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복합기까지 설치해 고객들의 편의를 증진시키고 있다.


외식업에서는 어린이 동반 고객을 위한 공간 마케팅이 인기다. 가족의 소비 행태가 부모에서 자녀 위주로 변화되는 흐름에 따라 부모와 아이가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외식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대형매장들은 식사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공연·체험을 제공하는 오감을 만족시키는 테마파크형 공간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한식패밀리레스토랑을 지향하는 ‘이바돔’은 외식업계 최초로 매장에 어린이 놀이시설을 도입해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한 사례다. 일반 감자탕 전문점과는 달리 한식패밀리레스토랑이라는 업태 콘셉트에 맞게 여성과 어린이를 타깃으로 음식점을 넘어 가족 문화공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바돔 키즈랜드는 유료시설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넓은 공간에 정글짐·타잔·트램펄린 등 다양한 놀이기구를 설치해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안전을 위해 놀이 공간 내 기구들은 모두 친환경 인증 제품만 사용했다. 어른들을 위한 감자탕·등뼈찜 등의 메뉴와 함께 돈가스·볶음밥 등 아이들을 위한 키즈 메뉴도 갖췄다. 이바돔감자탕은 주로 100평가량의 대형 매장을 오픈하기 때문에 가족 연회 모임 장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대형 매장의 경우 새로 런칭한 ‘제주도야지판’과 콜로보레이션으로 복합 매장을 선보여 고객들에게 다양한 선택 대안을 제공해 인기다. 


전라도푸드에서 운영하는 ‘양평우가해장국’ 효자점의 경우, 1층은 음식점인데 2층 공간의 대부분을 초대형 어린이 실내 놀이터에 할애했다. 음식점 이용 고객의 자녀들을 위한 무료 놀이터이다. 신규 개설하는 브랜드 대부분이 실내어린이 놀이터를 두고 있는데, 중소 도시에서 남다른 공간 마케팅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피자알볼로'의 '종이비행기 날고'


광고는 간접적으로 브랜드를 알리는 수단이다. 이에 비해 매장은 온몸으로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때문에 삼성전자나 애플도 자사만의 체험 매장을 만들어 브랜드 마케팅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랜차이즈에도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랜드마크형 매장이 등장하고 있다. 

 


‘피자알볼로’의 ‘종이비행기 날고’는 종이비행기 콘셉트의 체험형 매장이다. 종이비행기를 좋아하는 두 형제가 창업한 피자알볼로의 배달을 주로 하는 브랜드인데, ‘종이비행기 날고’에 가면 브랜드 콘셉트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약 450평 규모로, 1층에는 120석을 가진 피자다이닝 매장, 2층은 카페와 어린이 피자교실, 3층은 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했다. 


어린이 피자교실에서는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피자의 기본이 되는 흑미 도우부터 각종 토핑 등 실제 피자 알볼로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를 통해 피자를 만들고, 자신이 만든 피자를 시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문화예술 공간에는 작은 무대를 설치해 공연장이 필요한 인디밴드와 아마추어 뮤지션들이 저렴한 대관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피자알볼로 본사에서 주최하는 강사 초청 강연회와 정기 공연도 예정돼있다.


테마가 있는 콜라보레이션 카페

기존의 매장에 플러스알파의 기능을 강화한 공간 마케팅도 새로운 트렌드다.
특히 커피전문점 창업이 주춤한 가운데 카페 업종의 공간 파괴 현상이 두드러진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차원을 넘어서서 휴식과 건강, 문화까지 누리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화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하며 차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갤러리카페는 공간 혁신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 브랜드인 ‘탐앤탐스’는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를 병행하는 문화공간을 선보였다. 개인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갤러리카페들도 늘고 있다. 갤러리 카페들은 일반적인 커피 손님을 받는 것은 물론, 카페 벽면을 화랑처럼 꾸며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작품판매도 병행한다.

만화방과 카페의 만남도 눈에 띈다. 카툰앤북카페 ‘놀숲’은 기존의 만화방과 카페를 콜라보한 브랜드로, 바쁜 일상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이 편안한 공간에서 책과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다가, 보다가, 먹다가’ 머무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새로운 힐링 공간으로 인기다. 이용금액은 1시간 3000원, 2시간 이용 시 음료포함 8000원이다. 1만5000원을 내면 음료 한잔과 온종일 이용이 가능하다. 북카페도 인기를 얻고 있다. 책을 읽을 수 있고, 도서 구입도 가능한 공간이다.


만화카페가 인기를 얻는 이유 중 하나는 공간마케팅에서 요인을 찾을 수 있다. 단순히 만화만을 즐길 수 있는 게 아니라 전체 공간을 비밀 아지트처럼 연출했다. 어떤 장소는 비밀 다락방 같고 어떤 곳은 미로 같아서 자신만의 공간에서 쉬고 싶어 하는 연인이나 친구들에게 인기다.

카페에 힐링 안마를 결합한 곳도 등장했다. 힐링안마카페 ‘퍼스트클래스’에서는 풋스파와 함께 안마의자에서 전신안마를 받으면서 힐링을 즐길 수 있다. 


초대형 비행기 에어버스380의 1등석처럼 고급스러운 객실 칸막이에 최고급 전신안마의자를 설치해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또한 모든 이용 고객에게는 기내식처럼 아메리카노·라떼·과일스무디·아이스티·야생꽃차 등 각종 커피음료와 국산차, 벨기에 와플이 제공된다. 이용가격은 15분 7000원, 30분 1만3000원으로 커피 한잔 가격으로 편안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
현재 주 고객층은 20~30대, 상권 입지에 따라서는 30~50대 고객들의 이용도 늘어나고 있다.
 

힐링카페 퍼스트클래스


문화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커피를 마시면서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는 피아노카페도 등장했다. 성인피아노학원 프랜차이즈로 널리 알려진 피아노리브레가 선보인 피아노카페는 다양한 디저트와 피아노 연주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예약하면 파티나 프러포즈 공간으로 대여도 가능하다. 강남에 있는 피아노 카페에서는 유명 연예인들의 방송 협찬이나 광고 촬영이 많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스티브 브라캇도 이곳을 방문해 앨범 커버 사진을 촬영했을 정도로 음악 분야에서는 인기를 모으고 있다. 

 


피아노리브레는 앞으로 성인 피아노 학원 공간 안에도 창업자가 원할 경우 학원과 피아노카페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해줄 생각이다. 피아노리브레의 김의영 대표는 “싱글의 젊은층 고객이 많아 그랜드 피아노가 설치된 로비가 곧잘 파티 공간으로 활용된다”며 “기존 50평대 매장보다 10~20평을 더 넓게 얻을 경우 피아노카페를 콜라보레이션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말한다.
 

피아노리브레



부가매출 올리기와 머물고 싶은 공간 만들기

실내공간을 실외처럼 꾸며 낭만을 강화한 공간 마케팅도 인기다. 대중형 에스닉푸드전문점인 ‘베트남노상식당’ 연남점은 매장 내 일부 공간을 야외 테라스처럼 꾸몄다. 은은한 조명이 비치는 야외 담벼락 옆 테라스 같은 공간은 젊은 데이트족들에게 인기다. 평범한 실내 매장 분위기를 탈피해 공간의 기능을 이원화시킨 것이다. 

 


강남에 있는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광진구의 어느 브런치 카페는 건물 꼭대기층에 매장이 있다는 이점을 활용, 건물 옥상 공간을 야외 매장처럼 활용하고 있다. 봄·여름·가을철에는 하늘을 볼 수 있는 운치 있는 분위기로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부가적인 상품 결합을 통해 매출 상승을 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비스와 판매를 결합해 카페 공간에서 패션소품 등을 판매하는 콜로보레이션 카페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홍대 등 젊은층의 유동이 많은 곳에서 소형 매장을 분양해서 다양한 공예작가들의 공예품을 전시하는 백화점형 점포들이 등장하는가하면, 요일마다 운영자와 판매 메뉴가 바뀌는 음식점도 등장하고 있다. 


셀렉트 다이닝 콘셉트의 음식점도 공간 마케팅을 활용한 사례 중 하나이다. ‘코다차야’라는 포장마차형 퓨전 술집에는 일식·이탈리안식·분식·한식 등 다양한 음식을 푸드 코트처럼 꾸며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단일한 주방에서 음식이 나오는 일반 음식점과 달리 마치 야시장 같은 분위기로 테마에 따라 다른 포장마차를 매장 안에 비치해 야외 시장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포장마차 테마마다 각기 다른 주방인력을 배치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공간 마케팅 전략 10가지 팁>

1. 실내공간을 실외처럼 꾸민다. 사람들은 테라스를 좋아하지만, 그런 매장을 구하기 어렵다. 실내공간 일부를 테라스처럼 꾸미면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2. 기존 공간에 테마를 부여한다. 카페에 심리 상담을 더해 심리 코칭 카페를 만든다든지, 강좌를 도입해 정보제공과 판매를 병행한다. 


3. 문화예술 분야라면 작업장을 카페화한다. 기존 작업장을 카페처럼 꾸미면 일하면서 일반카페 고객도 받을 수 있다. 


4. 숨어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든다. 칸막이 등을 활용해 비밀 아지트 같은 공간을 만들면 자신들만의 시간을 원하는 고객들을 충족시켜줄 수 있다. 


5. 여러 가지 테마를 가진 고객 서비스 공간을 마련한다. 텃밭, 작은 꽃밭, 어린이 놀이터, 파우더룸 등 고객층이 좋아할만한 서비스 공간을 제공한다. 판매 공간이 줄어들어도 바이럴 효과로 홍보에는 더 유리하다. 


6. 건물 꼭대기 층이라면 악조건을 유리한 조건으로 바꿔 건물 옥상 등을 적극 활용한다. 


7. 액자 페인팅 등을 활용해 공간에 감성을 불어넣거나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문양을 넣어 브랜드 체험을 강화한다. 


8. 커피숍이라면 커피잔, 음식점이라면 식기, 주점이라면 술병 등 매장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그릇이나 식자재 등을 활용해서 데코레이션을 잘하면 브랜드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9. 한 지붕 두 업종을 운영한다. 업종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넓은 매장은 썰렁한 느낌을 주어 고객을 쫓아낸다. 차라리 매장을 둘로 쪼개어 작고 아늑한 매장을 만들거나 연관 업종을 병행해서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10. 벽·천정 등을 남다르게 연출해 개성을 강화한다. 특히 미술작품이나 작가의 손길은 별 볼일 없는 공간을 차별화된 개성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올바른창업포럼 대표회원)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세종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20여년간 신사업 개발 및 개인창업설계, 프랜차이즈 기업의 시스템 구축과 전략마케팅 분야 전문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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