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해 담뱃값을 기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하면서 국민 건강을 위한 정책이라고 발표했다. 흡연률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국민 건강은 챙기지 못하고 국민에게 세금 부담만 가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담뱃값이 인상되면서 한 갑에 물리던 세금은 1550원에서 3318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세수는 2년 만에 2배가량 증가했다. 기획재정부의 ‘상반기 담배 판매 및 반출량’ 자료에 따르면 올해 담배 판매로 거둬들인 세수는 약 1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담뱃값 인상 전인 2014년 약 6조원이던 세수는 지난해 10조원을 넘기는 등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납세자연맹은 “담배 세수가 재산세보다도 많고 법인세의 30%에 육박할 정도”라며 “그러나 이 세금 가운데 정작 국민건강에 쓰인 부분은 적고 정부의 부족한 세수를 메우는 데 쓰였다”고 담뱃값 인상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을 통해 흡연율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으나 담배 판매는 담뱃값 인상 전 수준으로 회복 중이다. 담뱃세 인상 전 43억5000갑이었던 판매량은 지난해 일시 하락했으나 올해 87.4%(30억갑)까지 회복할 전망이다. 한 담배 제조사 관계자는 “지난해 담뱃값 인상으로 판매량이 하락했지만 최근 다시 80~90% 회복했다”며 “국민 건강을 챙기지 못하고 국민 세금 부담만 커진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따라 세계 96개국은 한 갑에 14개비가 들어 있는 이른바 ‘소포장’ 담배(3000원)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소포장 담배는 청소년의 흡연율을 높일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돼왔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 협약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최근 소포장 담배를 금지하는 법안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의원(국민의당․비례)은 9월7일 소포장 담배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담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최도자 의원은 “소량 포장 담배는 청소년의 담배 접근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며 “법률로 강력히 규제하지 않는다면 10개비 담배 등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에 청소년이 노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