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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박근혜 검증’의 단골손님 ‘최태민’

최태민 목사 가계도, 박근혜 대통령과 어떻게 얽혀 있나

안성모 기자 ㅣ asm@sisapress.com | 승인 2016.10.25(Tue) 10:38:13 | 14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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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은 많이 제기됐지만 실체가 없다고 알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 이력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이름이 있다. 고(故) 최태민 목사다.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박 대통령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인물 중 한 명이다. 박 대통령은 최 목사와 관련한 의혹을 “실체가 없다”며 일축했지만, 의혹은 최 목사의 딸과 사위로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졌다.

 

최근 ‘비선 실세’ 논란에 휘말린 최순실씨(최서원으로 개명)는 최 목사의 다섯째 딸이다. 최 목사가 생전에 가장 아꼈던 딸이었다고 한다. 이는 최순실씨가 소유한 강남 빌딩 등 재산이 아버지 최 목사로부터 물려받은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비선 실세’ 의혹도 같은 맥락에서 제기된다. 최순실씨가 고인이 된 아버지의 대를 이어 박 대통령을 측근에서 보필해 온 것 아니냐는 것이다.

 

 

1977년 3월16일 새마음궐기대회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민 구국봉사단 총재(오른쪽)의 안내를 받고 있다. © 뉴스뱅크이미지


“최태민씨에게 포위당한 언니 박근혜”

 

최순실씨가 ‘비선 실세’ 논란의 핵심 인물로 떠오르면서 아버지 최태민 목사를 비롯한 그의 가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먼저 최 목사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베일에 가려졌던 그의 실체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중앙정보부가 작성한 ‘수사 자료’와 1980년 계엄사 합동수사본부가 작성한 ‘조사 자료’ 등이 공개되면서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1912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태어난 최 목사는 1950년 한국전쟁 전에는 경찰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잠시 군에서 문관으로 일하다가 사업에 뛰어들어 대한비누공업협회 이사장을 지냈다. 1950년대 중반에는 돌연 승려가 되는가 하면, 경남 양산의 한 중학교에서 교장을 맡기도 했다. 1965년 유가증권위조 혐의로 경찰의 수배를 받기도 한 그는 1973년 독단적인 교단을 운영하면서 목사로 신분을 바꿨다.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게 된 건 육영수 여사가 세상을 떠난 1974년께였다. 최 목사가 상심에 빠진 박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서신을 보낸 게 계기가 됐다. 이 서신 내용을 두고도 뒷말이 나돌았다. 《김형욱 회고록》에 따르면, 최 목사는 ‘어머니 목소리가 듣고 싶을 때 나를 통하면 항상 들을 수 있다. 육 여사가 꿈에 나타나 내 딸이 우매해 아무것도 모르고 슬퍼만 한다면서 이런 뜻을 전해 달라고 했다’는 내용의 서신을 박 대통령에게 보냈다. ‘이런 뜻’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은 딸 박근혜를 아시아의 지도자로 키우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이듬해인 1975년 대통령 큰영애(令愛) 박근혜를 접견한 최 목사는 곧바로 ‘대한구국선교단’ 설립을 주도했다. 최 목사가 총재를 맡고 박근혜가 명예총재로 추대됐다. 이 단체는 1976년 ‘구국여성봉사단’에 이어 1979년 ‘새마음봉사단’으로 이름을 바꿨다. 중앙정보부의 ‘수사 자료’에 따르면, 최 목사는 이 단체의 업무를 사실상 총괄하면서 기업으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거두고 조직을 확대해 수백만 명의 단원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사기와 횡령 등 각종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나와 있다. ‘수사 자료’ 작성을 주도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10·26 뒤 재판부에 제출한 항소이유보충서 중 ‘구국여성봉사단과 연관한 큰영애의 문제’에서 “이 문제가 10·26혁명의 동기 가운데 간접적이지만 중요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최 목사가 언론의 주목을 다시 받은 것은 1990년 육영재단 운영권을 둘러싸고 박 대통령과 동생 박근령씨가 마찰을 빚을 때였다. 당시 박근령씨를 지지하던 숭모회 회원들은 재단 고문을 맡고 있던 최 목사의 전횡을 비난하며 그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최 목사가 육영재단의 각종 사업을 배후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근령씨는 “사기꾼 최태민을 엄벌해 최태민씨에게 포위당한 언니 박근혜를 전직 국가원수 유족 보호 차원에서 구출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하기도 했다. 최 목사는 이로부터 4년 뒤인 1994년 지병인 만성신부전증으로 사망했다.

 

 

최순실 3남6녀 중 5녀, 언니 딸도 승마선수

 

최태민 목사의 가계도 역시 베일에 가려져 있다. 최 목사가 결혼을 다섯 차례 했고 이들 사이에 3남6녀를 뒀다는 정도만 알려졌다. 월간조선 2007년 7월호에 따르면, 최 목사는 첫째 부인과 사이에 장남을, 둘째 부인과 사이에 딸과 아들을, 셋째 부인과 사이에 딸을 낳았다. 그리고 넷째 부인과 사이에 아들을, 다섯째 부인과 사이에 네 딸을 뒀다. 최순실씨는 최 목사가 마지막에 결혼한 부인 임아무개씨와 사이에 둔 다섯 번째 딸이다. 최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정윤회씨와 결혼해 딸 정유라(정유연에서 개명)를 뒀다. 최씨와 정씨는 2014년 5월 이혼했다. 

 

최씨뿐 아니라 그의 자매들이 보유한 부동산도 아버지 최 목사의 재산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최씨의 동생인 막내 최순○씨는 서아무개씨와 결혼했다. 이들 부부는 용산구 한남동 빌라와 청담동 빌딩을 소유하고 있었다. 최씨의 바로 위 언니인 최순○씨는 기업가인 장아무개씨와 결혼했는데 강남구 도곡동에 빌라를 갖고 있었다. 최근 특혜 논란에 휩싸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가 승마를 하게 된 계기가 승마선수였던 이종사촌 언니를 따라다니면서였는데 이 언니가 장씨의 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의 딸은 마장마술 고교 랭킹 1위를 지낸 유망주로, 정유라와 마찬가지로 마장마술 선수였다. 승마협회 고위직을 지낸 박아무개씨는 “(정유라가) 초등학교 때 뚝섬 서울승마장에 승마선수인 사촌 언니를 따라와 말을 타게 됐다”며 “(정윤회·최순실 부부를) 그때 뵙고 나중에 과천과 상주에서 뵙고 그랬다”고 말했다.

 

최씨의 큰언니인 최순○씨는 어머니 임씨의 전 남편 소생으로 알려졌다. 아버지인 최 목사에게는 의붓딸인 셈이다. 그의 친오빠인 조순제씨를 두고도 의혹이 제기됐다. 최 목사는 자신의 성을 따르지 않은 의붓아들 조씨를 친아들처럼 대했다고 한다. 조씨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박 대통령이 검증청문회에서 자신을 모른다고 증언하자 “나를 모른다고 했던 부분은 물론 최씨(최태민 목사)와 관련된 진술은 대부분 거짓말”이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당에 제출했다. 조씨는 “75년 구국선교단을 시작으로 80년 새마음봉사단에 이르기까지 박 후보(박근혜 대통령)가 몸담았던 봉사단체는 박 후보와 최 목사, 그리고 나 이렇게 3인 협의체제로 운영됐다”고 주장했다. 실제 조씨는 박 대통령이 이사장을 지낸 영남대재단 운영에 깊이 관여했고, 역시 박 대통령이 이사장을 맡았던 한국문화재단에서 이사를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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