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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트럼프 대통령!” 中 ‘미소’, 日 ‘울상’

트럼프의 외교 공약에 국가별 희비 엇갈려

김원식 국제문제 칼럼니스트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11.16(Wed) 11:29:51 | 14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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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전이던 4월7일(현지 시각) 워싱턴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외교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AP 연합


“힐러리가 당선되면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 지난 미국 대선 기간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이 ‘힐러리는 거짓말쟁이다’만큼 많이 퍼뜨린 내용이다. 민주당의 대선후보였던 힐러리가 거짓말쟁이라는 주장은 이른바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그녀가 사실을 숨기고 거짓말을 했다는 점을 비꼰 것이다. 또 국무장관 등 공직 경험이 있는 힐러리를 기득권 세력으로 몰아붙이고, 친서민적인 정책을 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런데 이에 못지않게 힐러리가 당선되면 러시아와의 갈등으로 3차 대전이 발생한다는 일종의 마타도어도 상당한 파급력을 몰고 왔다. 진위 여하를 불문하고 전쟁을 싫어하는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찍는 데 한몫을 단단히 했다.

 

민주당의 오바마 정권은 이라크전의 종전과 중동에서의 철수를 공약하며 출발했지만, 실질적으로 미국의 국제질서 ‘개입주의’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했다. 오히려 이슬람국가(IS)의 등장으로 중동 사태는 악화되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 미·러 간의 갈등이 격화됐다. 보기에 따라선 미국의 패권주의가 더욱 강화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기치로 내걸고 국제 분쟁에는 불개입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이 숱한 전쟁과 그 후유증에 지친 미국 국민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간 측면이 있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불개입주의’

 

이런 의미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펼쳐질 미국의 동아시아 외교전략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른바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로 불리는 이 전략은 트럼프의 ‘불개입주의’를 잘 표현하고 있다. 2009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국무장관에 취임해 동아시아 재균형(rebalancing)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한 사람은 다름 아닌 힐러리 클린턴이었다. 중동전에서의 철수와 함께 제기되는 미국 패권의 약화 우려와 부상하는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미국의 전략적 자산을 동아시아로 재배치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한·미·일 삼각동맹은 물론 호주와 동남아시아 국가를 아우르는 친미 군사동맹의 강화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남중국해 문제’에서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 충돌 가능성까지 내포하면서 대결하는 국면까지 몰고 왔다.

 

하지만 힐러리는 낙선했고 이제 ‘불개입주의’를 내세운 트럼프가 당선됐다. 오바마가 재임한 8년 동안 유지됐던 미국의 동아시아 외교전략이 자칫 폐기되거나 전면적으로 수정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에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정책에 중국의 현실적 영향력을 인정하면서 아시아 회귀 전략의 수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중국을 명분으로 미국이 엄청난 국방비를 부담하고 있고 그만큼 경제적 손실이 크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수차례 한국과 일본 등에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은 물론 미군 철수까지 감행할 수 있다고 배짱을 부리는 배경이다.

 

이는 트럼프가 러시아와의 대립에서도 너무 큰 비용이 든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한 유럽 국가들에 현실적인 비용 부담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크림반도 등을 그냥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고 엄청난 군사적 비용이 드는 불필요한 분쟁을 없애자는 것이다. 트럼프가 대선 기간에 오바마 행정부가 거의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서도 “중국이 인공섬을 이미 다 지어버린 것을 어쩌냐”라며 “우리가 뒤로 물러나 있으면 일본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의미다.

 

중국은 이미 예전부터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는 것은 그리 나쁘지 않다는 속내를 보여왔다. 보복 관세 부과를 천명하고 있는 트럼프와의 무역 분쟁은 어차피 한 번은 넘어야 할 산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국제 분쟁에서 발을 빼고 ‘패권주의’를 지향하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등장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신화통신 등이 “미국 대선에서 미국인 대다수가 권력층과 경제 엘리트 부유층에 반기를 들었다”고 평가한 것은 이를 잘 말해 준다.

 

 

트럼프, 대선 공약 현실화할 수 있을까

 

트럼프의 당선으로 혼란에 빠진 것은 일본이다. 가장 현실적으로 아베 일본 총리는 야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비준까지 마쳤지만, 이 협정의 폐기를 공약한 트럼프가 당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대중국 견제라는 명분과 한·미·일 삼각 동맹을 기반으로 군사 대국화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일본 입장에선 트럼프의 당선으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명분이 필요한 국제사회에서 트럼프가 “자체 핵무장을 하라”고 해서 풀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가 특사 파견 등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사자인 미국은 물론 대부분의 국가들도 예측하지 못했던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관련 국가들이 당분간 혼란에 빠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과연 트럼프가 대선 과정에서 했던 공약들이 실제로 현실화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는 무역 등 경제 문제뿐만 아니라, 외교정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이에 관해 한 외교 전문가는 “트럼프도 막상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다음에는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당선 다음 날부터 중앙정보국(CIA) 등 최고 정보기관으로부터 일일 보고를 받는다”며 “일종의 세뇌(brainwash)”라고 꼬집었다. 대선후보 때 한 공약이 그대로 미국 행정부의 정책으로 추진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 인사에서 선거 때와는 180도 다르게 힐러리에 대해 깍듯한 예의를 표하면서 ‘화합’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이를 잘 말해 준다.

 

이처럼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모든 외교전략이나 국제관계를 자신의 약속대로 ‘고립주의’나 ‘불개입주의’를 우선으로 해서 추진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트럼프가 16년 전인 2000년 개혁당의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면서 《우리에게 걸맞은 미국(The America We Deserve)》이라는 책을 통해 외교정책에 관해 내뱉은 말은 이에 관해 매우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트럼프는 당시 ‘현대(modern world)에서 일반적으로 외교정책을 쉽게 규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제 게임은 변했다. 실무자(chess player)들의 시대는 끝났다. 외교정책은 이제 장사꾼(dealmaker)의 손 위에 놓여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선거 기간이나 지금이 아니라, 이미 16년 전에도 트럼프는 외교정책을 이제는 ‘장사꾼’의 시각과 손놀림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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