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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양욱의 안보 브리핑] 北, 청와대 타격훈련 대대적 홍보한 진짜 이유는?

참수작전에 취약한 것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북한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AWIC(주) 대표이사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12.23(Fri) 11:12:49 | 14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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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모두 참수작전 능력 향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참수작전은 전쟁 전략의 하나로 적의 핵심 수뇌를 사살하는 작전을 말한다. 12월11일 북한은 청와대 모형을 만들어 놓고 신나게 ‘죽탕쳐’ 버리는 모습을 공개했다. ‘죽탕치다’는 단어는 북한말로 ‘쳐서 몰골을 볼품없이 만들다’라는 뜻이다. 청와대 모의 공격에 활용된 부대는 북한군 제525군부대 직속 특수작전대대라고 한다. 한마디로 북한판 참수작전부대다.

 

김정은은 이미 여러 차례, 그리고 정기적으로 이 부대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이 이례적이었던 것은 지난 11월초 방문 이후 불과 한 달 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한은 이미 올해 초부터 청와대 타격훈련을 준비해 왔다. 청와대 모형은 이미 2015년부터 완성돼 있었다. 5월 7차 당대회에 맞춰 타격시범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지금에서야 공개됐다. 나름 대남용 메시지로 아껴온 카드라는 말이다.

 

북한은 세계 최대 특수부대 보유국이다. 김일성의 특수부대 사랑은 유명했다. 김일성은 일찌감치 ‘특수부대가 핵무기보다 낫다’는 인식하에 유격부대 양성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현재 경보병부대를 포함해 20만 명의 특수부대를 보유하게 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런 특수부대들 가운데서도 가장 뛰어난 역량을 지닌 것이 김정은이 방문했던 525군부대 직속의 특수작전대대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청와대를 포함한 우리나라 특정 대상물 타격 방법을 확인하기 위한 전투훈련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12월11일 보도했다. © 연합뉴스


북한의 참수작전 능력 과시

 

525군부대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작전총국을 가리키는 단대호(單隊號)다. 작전총국은 한마디로 북한군을 운용하는 핵심조직으로, 작전총국장은 총참모부 제1부총장을 겸임하는 리영길 상장이 맡고 있다. 바로 이런 작전총국의 직속 특수부대라면, 당연히 북한군 내에서 가장 많은 예산이 들고, 모든 역량이 모여 있는 부대라고 볼 수 있다. 부대 위치도 평양 인근 김정은 특각(별장) 근처에 있다. 1호 경호지원임무도 함께 수행하는 부대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 부대가 청와대 공격임무를 맡는 것은 너무도 당연해 보인다.

 

실제로 이날 시범에서 북한군이 보여준 능력은 상당히 정제된 것이었다. 현대화된 무장을 갖춘 대원들은 Mi-8 헬기로 전광석화처럼 ‘청와대’에 침투해 삽시간에 건물 전체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또한 대통령으로 추정할 수 있는 인질을 끌고 나와서는, 미국에서 밀수로 도입한 MD500 헬기에 태우고 빠져나갔다. 북한군 특수부대가 즐겨 사용하는 오토바이와 사이드카도 퇴각 수단으로 등장했다. 마지막에는 107mm 방사포로 화력을 쏟아 부으면서 대미(大尾)를 장식했다.

 

이런 훈련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북한의 도발 의지이다. 여차하면 1·21사태와 같은 공격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호전성을 엿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최근 KMPR(대량응징보복) 전략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은 우리 군의 참수작전에 대한 불편함이다. 북한이 청와대 타격작전을 진지하게 실제로 수행할 요량이라면, 이렇게 중요한 극비의 훈련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조용히 준비할 것이다. 그러나 굳이 노동신문의 1, 2면을 할애해 가면서 훈련의 세부를 공개한 것은, 우리 군이 조용히 준비하는 참수작전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예상외로 현대화된 북한군 특수부대의 면모가 눈에 띈다. 일부 부대원들은 야간전투가 가능하도록 야시경(夜視鏡)을 장착했으며, 전원 방탄조끼, 방탄헬멧, 무릎보호대 등 실전 장비를 갖췄다. 무장도 신형 98식보총에 우월한 화력을 위해 약 100발이 들어가는 헬리컬 탄창을 장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북한군의 장비들은 대부분 중국군을 흉내 낸 것으로, 방탄장비나 야시경 등은 중국제로 추정되며, 우리의 특수부대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떨어지는 수준의 장비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북한군이 동원한 Mi-8이나 MD500 등의 헬기는 휴전선을 넘어오다가 우리 군에게 격추될 운명이다. 애초에 참수작전을 수행하러 오는 것이 불가능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참수작전은 적 지휘부를 제거하는 작전을 뜻한다. 전쟁의 규모가 커지고 현대적 참모조직이 등장하면서 참수작전은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됐다. 2차 세계대전 동안에도 히틀러와 같은 지도자에 대한 공격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당대의 수단으로는 적 지휘부를 찾아낼 능력이나 찾아내더라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했다. 여기에 더해, 적 지도자를 제거하면 적국의 모습이 오히려 더욱 예측 불가능해지므로 공격해선 안 된다는 이론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기술이 발달하면서 참수작전도 발전을 거듭했다. 현대전에서는 이제 적의 전쟁 지도부와 지휘 통신시설을 마비시키는 것은 미덕을 넘어 필수로 등장했다. 참수작전으로 반드시 적 지휘부를 제거하지 못하더라도, 그 가능성만으로도 적을 위축시키고, 한발 더 나아가서는 적을 기만하고 판단력을 흐리게 함으로써 전쟁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참수작전은 목표국가가 전근대적일수록 더욱 효과적이다. 권력의 분산이 잘 이루어진 민주정치체제에서는 참수작전으로 국가 지휘부가 사라져도 이를 대신할 사람과 조직들이 존재한다. 1인 독재나 1당 독재체제에서는 그 핵심 인원들이 제거되면 국가는 붕괴한다. 북한의 경우 김정은 일가와 노동당 정치국 위원 및 후보위원이 제거된다면 김씨 일가의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 오히려 참수작전에 취약한 것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북한이다.

 

 

우리의 참수작전 역량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항해 우리 군은 KMPR 전략을 발표했다. 문제는 발표 초기에는 KMPR에 대한 개념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점이다. 핵무기도 없이 응징보복이 가능하겠냐는 비웃음에서부터 미국의 도움 없이는 북한에 대한 침투도 불가능하면서 적진에서 항폭유도나 참수작전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이 잇달았다. 심지어는 북한의 지휘부를 때릴 정밀자산도 충분하지 않다는 걱정이 나왔다.

 

그러나 점차 KMPR이 우리 군에서 실현되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평양의 지하벙커를 타격할 수 있는 타우러스 순항미사일이 12월 인도돼 전력화됐다.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는 이 미사일을 90여 발 더 추가 도입할 뿐만 아니라, 아예 국내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이외에도 사거리 500km가 넘는 현무2 개량형 탄도미사일이나 다양한 사거리의 현무3 순항미사일 등이 양산되고 있다. 

 

또한 주목되는 것은 바로 특수부대 전력의 강화이다. 지난 11월25일 한민구 국방장관은 특수전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 핵·WMD(대량파괴무기) 대응작전과 적 지도부 제거작전을 전담하는, 존재만으로도 강력한 억제력을 발휘하는 전략부대”라고 천명했다. 보통 특수부대의 임무유형은 타격작전이나 비정규전 등 전형적인 특수작전임무이므로 장관의 발언에는 숨겨진 뜻이 있다. 즉 우리의 특수부대를 ‘WMD 제거와 적 지도부 제거(참수작전)를 주 임무’로 하여 ‘북한에 대한 억제력을 발휘하는 전략부대’로 발전시키겠다는 말이다. 북한이 청와대 타격쇼를 하는 사이, 우리 군의 KMPR은 조용히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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