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도로 ‘살림길’을 ‘올레길’ 같은 문화자원으로”
  • 송응철 기자 (sec@sisapress.com)
  • 승인 2017.01.13 11:00
  • 호수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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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자전거 탐방기 《쪽빛 자전거》 펴낸 박삼옥 한국자전거문화포럼 회장

“한국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서도 자전거도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그에 비해 자전거를 이용하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건강이나 레저 차원에서 자전거를 타는 동호인들이 늘어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의 자전거 교통분담률은 2~3%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것이 5%대로 올라가게끔 환경과 경제, 국민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생겨나게 될 것이다.”

 

건강·레저 아닌 ‘생활·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

 

현대사 자전거 탐방기 《쪽빛 자전거》를 펴낸 박삼옥 ㈔한국자전거문화포럼 회장은 국내의 대표적 ‘자전거·경륜통’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재직하던 시절, 1988년 서울올림픽 직후 유휴 경기시설을 활용하기 위해 ‘경륜·경정법’을 입안하던 단계부터 총괄해 왔다. 또 창원경륜공단 이사장을 맡아 창원시가 국내 최고의 자전거 도시로 거듭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박 회장은 한국스포츠TV(현 SBS스포츠채널) 사장, 경남사이클연맹 회장 등 자전거 관련 직무를 두루 역임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에는 ‘자전거문화포럼’을 설립했다. 이후 박 회장은 자전거를 단순히 건강이나 레저를 위한 수단이 아닌, ‘생활·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시키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그는 현재 ‘자전거를 많이 타라’는 단순 권유 수준이던 기존 자전거 문화 확산 운동에서 보다 더 진일보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쪽빛 자전거》 펴낸 박삼옥 한국자전거문화포럼 회장 © 시사저널 최준필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소요될 재원의 창출 방안과 인적 자원의 동원 및 활용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 다양한 연구 활동을 통해 자전거 관련 정책 및 교육, 인프라를 선진국형 모델로 발전토록 유도하는 한편, 이 모든 활동을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전개하는 국민운동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려 한다.”

자전거문화포럼의 주요 활동은 2012년부터 행정자치부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해 온 ‘살림길(Life Way)’ 지정이다. 지자체별 자전거도로를 ‘살림길’로 지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살림’은 죽임과 반대 의미인 살림의 탈것, 살림살이를 위한 탈것, 바퀴의 ‘살(Spoke)’과 테두리인 ‘림(Rim)’의 합성어 등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자전거문화포럼은 현재 광역지자체(부산·대구·울산·광주), 기초지자체(창원·청주·전주·구미·진주·군산·순천·춘천·상주·사천·과천·양산·부여·정선·송파·강동) 등 20곳의 지자체 자전거길 35곳을 살림길로 지정한 상태다.

 

“현재 자전거 관련 사업은 각 지자체별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관련 지자체마다 관련 정책이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국내 자전거도로의 ‘살림길’ 지정을 통해 모든 지자체가 공통의 어젠다를 가지고 자전거 관련 사업을 진행하게 하려 한다. 그러면 보다 효과적으로 자전거 문화를 확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삼옥 엮음 온북스 펴냄 310쪽 1만4000원


박 회장은 2015년에는 조금 특별한 살림길 지정 행사를 준비했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한 ‘8·15 전국 자전거 퍼레이드’가 그것이다. 박 회장은 그해 8월9일부터 15일까지 6박7일 동안 전국 12개 지자체를 순방하는 일정을 잡았다. 행사에는 각계각층의 인사 30명으로 구성된 ‘전국순방단’과 지자체별 10명의 자전거동호인으로 구성된 ‘지역참가단’이 참여했다.

 

순방지는 전국 현대사의 주요 현장들이었다. 테마는 모두 8가지였다. △일제 강점기의 저항 △8·15 광복의 환희 △자유·민주 건국 △6·25 격전의 승리 △4·19 등의 민주 의거 △서울올림픽의 영광 △경제발전의 열정 △문학 창작의 현장 등이었다. 박 회장은 이곳들을 순방하며, 해당 지역에 얽힌 현대사 이야기를 기행문 형식으로 풀어냈다.

 

이전에도 박 회장은 매년 살림길 지정을 위한 자전거 순방 행사를 치르면서 《자전거 살림길 이야기》라는 책을 발간해 왔다. 그러나 내용은 보고서 수준에 그쳤다. 《쪽빛 자전거》도 그랬다. 그러나 이번엔 1년간 퇴고를 거쳐 자전거 기행문 형식의 책을 펴냈다. 살림길을 보다 널리 알려 자전거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목표에서다.

 

 

“지속적으로 ‘살림길’ 지정 활동 전개해 나갈 것”

 

“책의 제목인 ‘쪽빛 자전거’는 자전거가 맑고 짙푸른 하늘처럼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을 전혀 내뿜지 않는 깨끗한 탈것이라는 의미다. 자동차 문화가 빚어낸 교통·환경·건강·에너지 등 갖은 폐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카드는 자전거 문화 확산이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살림길 지정 활동을 전개해서, 살림길을 ‘올레길’에 버금가는 문화자원으로 키워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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