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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특집] 강대국들의 ‘힘자랑’ 무대 동북아 본격화되는 6개국의 ‘몸집 불리기’

美 트럼프 취임으로 동북아 정세 급변…군비경쟁 더욱 치열해져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1.18(Wed) 09:16:10 | 14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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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초, 전 세계에서 가장 크게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 미국과 러시아가 힘을 합쳐 이슬람국가(ISIS)와 싸우고 있는 중동일까. 무슬림 난민들에 시달리다 이성과 관용을 소진해 버린 유럽일까. 아니면 여전히 절반 이상의 국가들이 내전에 시달리고 있는 아프리카일까.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동북아만큼 강대국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맞부딪치는 곳은 없을 것이다. 강대국들의 첨예한 갈등은 군비경쟁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특히 북한 김정은 정권이 핵과 미사일에 대한 야욕을 버리지 않는 한, 동북아 군비경쟁은 올 한 해에도 계속될 것이다. 시사저널은 2017년에도 이어질 동북아 주변 국가들의 군비경쟁을 짚어봤다.

 

예로부터 ‘부국강병(富國强兵)’이란 말이 있다. 경제적 여유가 바탕이 돼야 군사력을 키울 수 있고, 군사력을 키워야 경제적 이익을 지킬 수 있다. 한 국가가 경제적으로 부강해지면 당연히 군사력도 올라가기 마련이다. 동북아에 위치한 국가들 중에서는 북한 하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상당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췄다. 그러다 보니 군사력의 규모가 세계 다른 지역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유럽의 군사 강국이라는 독일군은 현재 17만 명의 현역 군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동북아에서 가장 병력 규모가 작다는 일본 자위대만 해도 22만7000명이다.

 

동북아에서는 전통적으로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지역기반을 가지고 있는 강대국들이 각축을 벌여왔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6·25전쟁 이후 주한미군을 한국과 일본 등에 배치하며 동북아 정세에 개입해 왔다. 강대국 간 균형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것은 북한이 핵개발에 사활을 걸면서부터다. 여기에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중국이 G2 반열에 올라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군비경쟁에 뛰어들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항하겠다며 스텔스 전투기와 항공모함, 최근에는 스텔스 폭격기까지 준비하고 있다. 북한이 불을 붙이고 중국이 기름을 붓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통의 우방인 미국과 일본 역시 군비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연 2017년 동북아 6강 국가들의 군비경쟁은 어디쯤 와 있을까.

 


중국, 동북아 넘어 전 세계 위협하는 군사강국

 

중국의 기본적 군사전략은 미국이 함부로 자신의 앞마당이라 할 수 있는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반(反)접근 지역거부(Anti-Access Area Denial·A2AD)’ 전략이라고 부른다. 아직까지는 미국과 정면승부가 쉽지 않은 중국 입장에서는 접근 자체를 아예 못하게 하는 것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게 됐다. 구체적으로는 미군의 정보 자산을 파괴해서 눈을 가리고, 미 공군기지와 항모전단에 핵공격을 가한다는 것이다.

 

물론 맞대결을 할 전력도 차분히 키우고 있다. 우선은 해군력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전 세계 해양을 장악하는 힘의 원동력을 항모로 봤다. 중국은 2002년 고철이 된 구소련의 항모를 사들여 10년 동안 개조해 항공모함을 건조했다. 이것이 2012년 취역한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함이다. 물론 랴오닝 항모 한 척만으로 중국이 본격적인 항모 보유국이 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랴오닝은 항모 운용의 노하우를 쌓기 위한 테스트베드의 성격이 강하다. 중국은 랴오닝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국산 베이징급 항모도 2~3척 이상 건조할 전망이다.

 

잠수함대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 13척에 재래식 잠수함 57척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방공구축함 16척을 포함해 주요 수상전투함 82척, 상륙함 90여 척을 갖춰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많은 함정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까지 중국 해군이 보유할 함정 수는 무려 351척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미 해군 전체의 주력함 숫자가 274척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한 숫자다. 또한 J-15 등 함재전투기는 물론이고 J-11, J-10, Su-30 등 전투기와 JH-7 폭격기 등 무려 280여 대의 제트기를 포함, 모두 650여 대의 고정익·회전익 기체를 보유하고 있다. 해군항공 전력에서도 아시아 최강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남중국해에서 훈련 중인 중국 해군의 랴오닝 항모전단 © 양욱 연구위원 제공


중국의 공군력은 과거 방어만이 가능한 전력에서, 이제 공세와 방어가 동시에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주력 전투기는 러시아제 Su-30MKK나 중국제 Su-27 카피판인 J-11로 무려 370여 대를 보유하고 있고, 자국산 J-10 전투기 240여 대가 힘을 더하고 있다. 4세대 전투기만 해도 600여 대다.

 

게다가 자국산 스텔스 전투기인 J-20과 J-31을 개발 중이다. 전략폭격기로는 최신형 H-6K를 포함해 90여 대의 H-6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스텔스 폭격기도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공군이 보유한 항공기만 해도 3000대가 넘는다. 5000여 대를 보유한 미국에는 미치지 못해도, 아시아 최대의 전력임은 부정할 수 없다.

 

육군은 적을 내 지역으로 끌어들여 싸우는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서 이제 다른 나라에 가서도 싸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우선 육군은 3세대급 전차인 99식을 600여 대가량 실전 배치했다. 장갑차와 보병전투차는 5년 전보다 2배 정도 증가한 무려 8870여 대를 보유 중이다. 포병은 모두 1만3000문의 화포 가운데 2280대가 자주포이며, 다연장로켓도 꾸준히 증가시켜 현재는 1800여 대에 이른다. 2016년 전승열병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육군 30만 명을 감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전력은 더욱 강해졌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정보·감시·정찰을 위해 현재는 10여 기 이상의 첩보위성을 운용 중인데, 이는 미국과 거의 동등한 능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중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공인된 핵보유국이라는 사실이다. 핵무기에 더해 그야말로 한계를 모르고 늘어나는 중국의 군사력이야말로 단순히 동북아 국가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의 모든 국가들에 공포가 아닐 수 없다.

 

 

일본, 사상 최대 군사비 지출로 군사대국화

 

일본에는 독특한 우월의식이 있다. “(우리는) 서구 이외의 국가로서는 최초로 자발적 혁명에 성공했고, 청나라와 러시아를 차례로 격파하면서 20세기 초에는 유럽 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차 대전에서는 유럽에 함대를 파견했으며, 심지어는 승전국으로 미국과 영국 다음의 해군력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2차 대전 때에는 무려 17척의 항공모함을 건조했고, 항모전단으로 하와이를 공습하는 새로운 개념의 작전으로 미국을 궁지에 몰아붙이기도 했다.” 한마디로 아시아 제일이라는 의식을 100년도 넘게 가져왔다. 중국의 발흥은 일본의 우월의식에 위기를 가져왔고, 독자적 무장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센카쿠를 둘러싼 날 선 대결은 일본에 재무장의 빌미를 주고도 남았다.

 

일본이 최근에 사들이는 무기들은 여느 때보다도 공격적이다. 특히 일본이 2011년 도입을 결정했던 F-35A는 2016년 9월말에 초도기(初渡機)가 출고됐으며, 올해에는 946억 엔이 투입돼 총 도입분 42대 가운데 6대 분량이 생산된다. 318억 엔을 들여 KC-46A 공중급유기도 한 대 더 사들인다. 헬기에 공중급유를 하기 위해 C-130H 수송기도 개조할 예정이다. 차분차분히 작전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특히 센카쿠 열도 등에서의 상륙작전에 차분히 대비해 나가고 있다. 우선 기존에 CH-47JA 수송헬기 6대, V-22 틸트로터기 4대에 C-2 수송기 3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여기에 들어가는 돈만 해도 1516억 엔이다. 333억 엔을 들여 항공기로 수송하는 16식 기동전투차량을 33대나 사들이고, 바다에서 발진하는 AAV-7 상륙장갑차 11대를 도입했다. 오스미 수송함은 AAV-7이 발진할 수 있도록 개조했다. 이 모든 것이 자위대판 해병대인 수륙기동단을 위해 들이는 비용이다.

 

북핵 위협에 대한 대비책에도 뭉칫돈을 쓰고 있다. 이지스 구축함 성능개량, SM-3 블록IIA의 공동개발 및 구매, 신형 PAC-3로 성능개량 등에만 대략 1400여억 엔이 소요된다. 우주공간에서 정보수집과 지휘통신 등을 위해서 올해 쓸 돈은 무려 1289억 엔에 이른다. 이러다 보니 당장 올해 일본의 국방예산은 5조1251억 엔(436억 달러 상당)으로 전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전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1%의 국방비 지출이라는 공식이 지켜졌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을 빌미로 언제든 그 장벽이 무너질 수도 있다. 바로 이때가 되면 일본의 재무장이 본격화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러시아, 위대한 조국을 군사력으로 부활시킨다

 

동북아 전통의 강자였지만 의외로 잊힌 존재가 러시아다. 그렇다고 해서 러시아가 동북아 군비경쟁을 넋 놓고 바라보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한 후 흑해함대를 강화하는 한편, 유럽에 대한 견제를 위해 폭격기들의 초계(哨戒)비행을 확대했다. 조지아(그루지야) 전쟁으로 시작된 2008년 국방개혁 이후 상당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2016년 5월9일 대독(對獨)승전기념일에는 신형무기들을 대거 자랑한 바 있다.

 

러시아는 중국의 전략적 셈법과 유사하다. 이웃국가 가운데 자국에 호의적이거나 순종적 정부는 지원하고, 자국에 적대적인 정부는 약화시키거나 붕괴시키는 것이다. 특히 러시아 입장에서는 서유럽 국가들에 지배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또한 2015년 9월말부터는 시리아 사태에 개입을 시작해 강력한 군사력을 과시하고 있다.

 

러시아의 차세대 전차 T-14 아르마타 © 양욱 연구위원 제공


러시아의 군사력 재건계획은 그야말로 원대하다. 무인포탑의 최신예 전차 T-14 아르마타를 2300대 생산 중이며, 성층권까지 비행할 수 있는 Tu-160M2 ‘블랙잭’ 초음속전략폭격기도 2021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러시아제 스텔스 전투기인 수호이 PAK-FA는 시험비행이 종료되는 올해부터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잠수함은 신형 보레이급 전략원잠(SSBN)과 야센급 공격원잠(SSN)이 주축이 돼 2020년까지 전력의 70%가 교체된다. 또한 강한 해군의 일환으로 10만 톤급 초대형 항공모함 ‘슈토름’을 건조할 계획까지도 밝히고 있다.

 

전군을 뒤엎는 국방개혁에 투입되는 예산은 2012년부터 2020년까지 20조 루블로, 한화로 환산하면 약 400조원에 이른다. 단숨에 치고 올라갈 것 같았던 러시아 군비증강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다름 아닌 유가였다. 미국이 셰일가스를 생산하면서 유가가 급락하자, 러시아는 더 이상 과감하게 돈을 들일 수 없게 됐다. 2016년 3조1000억 루블이던 국방예산이 올해에는 2조8000억 루블로 무려 8.5%나 줄어들었다. 셰일가스로 인한 유가 하락을 두고 러시아의 힘을 빼려는 미국의 계략이라는 음모론까지도 나돌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곧 취임하게 되면서 미·러 관계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유가까지 상승세로 돌아서면 러시아는 다시 약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트럼프 시대 다시 군사대국으로?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군의 감소는 동맹국들의 걱정을 불러왔다. ISIS의 이라크 점령과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 시 미국이 보여준 태도는 무력했다. 이를 보며 미국의 안보 공약이 제대로 이행될 것인가 하는 의구심은 커져만 갔다.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을 외치면서도 막상 가용(可用)전력이 줄어가는 미국의 모습에 동맹들은 실망했다.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 트럼프가 등장했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군대를 가지고 있는 국가다. 미국의 연간 국방예산은 6171억 달러로, 부동의 세계 1위다. 2위인 중국의 연간 국방예산은 1928억 달러다. 2위부터 15위까지 국가의 연간 국방예산을 다 합쳐도 1위인 미국의 예산보다 적다. 그러나 9·11 테러 후 거의 10년 이상 계속된 대(對)테러전쟁으로 예산이 소진되다 보니 결국 시퀘스터(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 삭감 조치)를 맞이하면서 국방예산 감축의 시대를 맞았다.

 

공동경비구역 일대에서 수색정찰 작전 중인 한미연합군 © 양욱 연구위원 제공


미국은 지상군보다 항공력과 해군력으로 전 세계에서 힘을 과시하고 있다. 우선 공군력의 핵심은 역시 B-2, B-1, B-52의 폭격기 삼총사로 모두 합쳐 150여 대에 이른다. 특히 숫자가 심각하게 부족한 B-2 스텔스 폭격기를 보충할 차기 폭격기 B-21의 도입이 기대되고 있다. 미군은 2006년 F-22를 실전 배치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제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운용한 공군이 되었다. 이외에도 제4세대 전투기인 F-15와 F-16은 각각 190여 대와 950여 대를 보유 중인데, 모두 차세대 스텔스 기체인 F-35로 교체될 예정이다.

 

해군에서 제일 심각한 것은 잠수함대의 노령화다. 일단 공격형 원자력잠수함은 LA급들을 퇴역시키며 버지니아급으로 대체해 나가고 있다.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오하이오급 전략형 원자력잠수함은 이제야 후계기종 컬럼비아급 설계에 돌입했다. 차기 함정으로 줌왈트급 구축함이나 연안전투함이 개발됐지만 활용성은 미지수다. 항공모함의 경우 니미츠급의 후계함종인 포드급의 실전 배치가 지연되면서 미국의 11척 항모체제에 적색 경고등이 켜졌다. 실제로 2016년 12월말부터 1월말까지 중동지역에 배치된 미군 항모가 없을 정도로 미국의 항모 운용일정은 빡빡하다.

 

이렇게 중요한 미군의 과도기에 대통령이 된 트럼프는 후보자 시절부터 친군(親軍)적 공약을 내세웠다. 우선 해군 주요 함정은 274척에서 350척으로, 공군의 전투기 운용대수도 1200대로 늘리는 공약을 제시했다. ICBM 탄두교체 등 핵무기를 현대화할 뿐만 아니라 현역군인 숫자를 54만 명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모두 상당한 국방예산이 소요되는 공약들이다. 게다가 당선 이후 제임스 매티스 장군과 같은 강경인사를 국방장관으로 지명하는 등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실용주의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트럼프의 특성상 승산 없는 국제분쟁 개입은 최소화하고 차분히 군사력을 증강시킬 것이 예상된다.

 

 

북한, 핵강성대국 각인시키려는 시대착오적 정권

 

북한은 강력한 주변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김일성 주체사상과 핵개발이라는 두 축을 통해 끈질기게 정권을 유지해 오고 있다. 이미 6·25전쟁 이후 김일성 시대부터 꿈꾸어오던 핵개발은 60년의 숙성기간과 몇 차례 실험을 거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2016년 5차 핵실험에서는 핵탄두를 직접 터뜨림으로써 미약하나마 어느 정도의 실전적 핵능력을 입증했다.

 

북한 군비확장의 핵심은 역시 핵이다. 특히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다양하게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2016년 의미 있는 사건 두 가지는 바로 무수단(북한명 ‘화성10호’) 중거리탄도미사일과 ‘북극성’ SLBM의 발사 성공이다. 두 미사일 모두 R-27이라는 구(舊)소련 SLBM을 모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거리가 늘어나거나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등 북한 자체 보유 기술들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1000km까지 공격할 수 있는 신형 스커드-ER까지 발사에 성공하면서 꾸준히 미사일 재고량을 늘려 나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북한군의 최신 전력과 무기라고 하면 핵·미사일·장사정포·잠수함·특수부대·사이버전 등 비대칭전력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육군이나 해군 전력처럼 정규군에도 신무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선 최신형 선군호 전차와 천마호 마형 전차, 신형 300mm 방사포(한미연합 식별명 KN-09) 등 신형장비들이 등장했다. 해군에서는 해삼급 미사일고속정이나 농어급 초계함, 그리고 2000톤급 이상의 남포급 신형 호위함 등 새로운 함정들을 속속 배치하고 있다. 기존에 북극성 SLBM을 발사하는 고래급 잠수함은 시험적인 성격이 강하고, 본격적으로 SLBM을 운용할 3000톤 이상 급의 잠수함도 최소 2척 이상을 건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의 행보는 숨차 보인다. 아버지 시절보다 2배 많은 핵실험과 4배가 넘는 미사일 발사를 하면서 핵무장에 대한 강한 집착을 나타내고 있다. 2016년 망명한 태영호 공사의 증언에서처럼 북한은 올해 핵개발을 완료하고 핵무기의 실전 배치를 마치려고 할 것이다. 실질적 핵보유국의 위상을 굳혀 놓고 올해 새롭게 바뀌는 한·미 양국 정부와 새로운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속셈이다.

 

2016년 9월6일 북한이 발사한 노동미사일 © 연합뉴스


한국, 트럼프 정부와 손발 어떻게 맞출까

 

군사강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의 갈 길은 험난하다. 게다가 탄핵 정국으로 인해 대통령 권한대행체제로 국가가 운영되고 있다. 정치적 혼란은 목표의 불확실성을 낳는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안보정책이 급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건 1차적으로 북핵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현재 북핵에 대한 우리 군의 전략은 ‘한국형 3축 체제’다. 3축 체제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인 ‘KAMD’, 대량응징 보복 체계인 ‘KMPR’로 구성된다. 킬체인과 KMPR을 위해서 현무2 탄도미사일과 현무3 순항미사일, ‘천무’ 차기 다연장로켓이나 ‘번개’ 전술미사일, GPS 유도폭탄이나 ‘타우러스’ 장거리 순항미사일 등 다양한 타격수단을 보강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호크’ 고고도 무인기나 정찰위성 등 감시정찰수단도 도입되고 있다. KAMD와 관련해선 패트리어트 PAC-3가 미국에서 도입됐고, MSAM·LSAM 등 국산 요격미사일 등이 개발되고 있다. 탄도미사일 탐지를 위해 수퍼그린파인 레이더도 추가로 도입된다.

 

육·해·공 전력은 꾸준히 현대화가 이뤄지고 있다. 인구절벽으로 인한 병력감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장비로 대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F-35A 스텔스 전투기가 차기 전투기로 선정돼 2018년부터 40대가 도입될 예정이며, 국산 차기 전투기 KFX는 2026년 첫 생산을 목표로 개발을 시작했다. 해군은 이지스 구축함을 3척 더 도입할 예정이며,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3000톤급 잠수함은 2021년부터 9척을 확보할 예정이다. 3000톤급 호위함은 인천급·대구급 등을 모두 합쳐 22척을 확보하면서 기존의 울산급과 포항급을 모두 교체할 예정이다.

 

육군에서는 거의 20년간 숙원사업이던 아파치 공격헬기를 2016년부터 도입하기 시작했고 K2전차, K21장갑차, K800 차륜형 장갑차 등 차기 전력이 속속 배치될 예정이다.

 

이렇게 장비만 늘어난다고 해서 저절로 국방력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형 3축 체제라는 기치를 빼들긴 했지만, 적의 핵위협에 대해 비핵수단으로 대응한 사례는 역사상 없다. 결국은 북핵의 대응과 해결을 위해선 미국의 핵우산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인 트럼프는 후보자 시절부터 한국의 무임승차 안보를 비판해 왔고,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아야 할지 한·미 동맹의 미래를 제시해야 북핵에 대한 대책도 공고해지는 상황이다. 보수든 진보든 어떤 정부라도 한·미 동맹의 미래를 그려낼 수 없다면, 요동치는 동북아의 정세 속에서 우리의 안보는 더욱 우울한 현실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한 나라가 국력이 커지면 당연히 군사력도 커지게 마련이다. 다만 군사력 강화가 곧바로 활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제 규범과 질서를 지키는 범위 안에서만 그런 군사력도 정당화될 수 있다. 북한의 잇단 핵도발이나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침공에서 볼 수 있듯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힘으로 규범을 무시하려는 일은 언제든 발생한다. 아무리 좋은 규범과 질서도 힘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지켜지지 않는다.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도 결국은 군사력에 의한 견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다만 무한 군비경쟁의 딜레마에 빠지지 않도록 국가 간의 적절한 견제만큼이나 적절한 신뢰도 필수적이다. 신뢰를 어디서 시작할지 동북아 리더들이 고민해야만 하는 시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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