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의 오존·음이온 해롭다”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7.01.2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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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미세먼지 농도가 연일 높아지자 공기청정기를 찾는 사람이 많다.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와 유해가스는 물론 세균과 바이러스까지 제거해준다고 한다. 한마디로 공기를 살균한다는 말이다. 어떻게 공기를 살균할까. 공기청정기는 전기식 집진기를 사용한다. 정전기가 생긴 옷에 먼지가 달라붙은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그런데 전기식 집진기의 전기 방전 과정에서 공기 중 산소 분자가 깨지면서 오존이 만들어진다. 

 

오존은 살균력과 탈취력이 있어서 식당의 컵 소독기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일부 공기청정기가 오존을 좋은 물질로 광고하는 이유다. 또 음이온 발생을 강조하는 공기청정기도 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음이온을 발생한다는 공기청정기를 보면 대부분 오존이 발생 한다”며 “업체가 오존을 음이온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살균력을 가진 오존이 실내에 많아지면 호흡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영유아·노약자에게는 위험하다. 과거 공기청정기를 사용한 아이와 노인이 폐렴 등 호흡기 질환에 걸린 사례가 있다. 또 한 공기청정기 대표는 2006년 TV 방송에서 그 업체의 공기청정기를 사용한 소비자들이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환경부가 다중이용시설의 실내 오존 농도를 0.06ppm 이하로 권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여름철에 강한 자외선 때문에 발생한 오존 농도가 0.12ppm을 넘어서면 ‘오존 경보’를 발령한다. 기술표준원은 공기청정기에서 발생하는 오존의 양을 규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오존이 발생하는 기계를 오존발생기(ozonizer)로 표기하고 사람이 없는 식품 보관시설에 사용하도록 제한한다. 사람이 그 시설에 들어갈 때는 보호 장비를 착용한다. 이 교수는 “오존을 내뿜는 공기청정기를 공기살균기라고 우기면 안 된다. 실내 공기를 살균하겠다는 발상은 비현실적이고 위험한 것”이라며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기보다 창문을 열고 환기하는 게 건강에 좋다. 바깥 공기가 너무 좋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공기청정기를 사용해야 한다면 오존 발생장치가 없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되 잠시 사용하고 반드시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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