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진섭 기자와 건강 챙기기] 뚱뚱하면 오래 산다? 비만 패러독스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7.02.08 14: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뚱뚱하면 병에 잘 걸립니다. 모두 잘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약간 비만한 사람이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정 질환 치료에서도 뚱뚱한 사람이 효과가 좋습니다. 이를 비만 패러독스(Obesity Paradox)라고 합니다. 물론 너무 뚱뚱하거나 배만 볼록한 복부비만은 병에 잘 걸리고 치료도 잘 안 됩니다. 비만 패러독스에서 제외 대상입니다.

 

캐나다 앨버타대학 연구팀은 2012년 폐렴을 앓아 병원에 입원한 환자 중 비만 환자가 정상 체중의 환자보다 생존율이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팀이 6개 병원에 입원한 907명의 폐렴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해보니, 정상 체중 환자의 사망률은 약 10%였고 비만 환자의 사망률은 약 4%였습니다. 연구팀은 그 이유에 대해 비만 환자 체내에 비축된 높은 영양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추정하면서 자세한 메커니즘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 pixabay

일본 도호쿠대학 의학연구소의 구리야마 신이치 교수는 40세 이상 일본 성인 남자 5만명을 대상으로 12년 이상 비만과 수명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저체중, 정상, 비만, 고도비만으로 나눠 체형별 평균 잔여 수명을 조사한 결과, 정상 체중보다 비만 체형이 장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만 41.6년, 정상 39.9년, 고도비만 39.4년, 저체중 34.5년 순으로 장수했습니다. 연구진은 비만이 스트레스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순기능이 있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마른 사람이 스트레스 호르몬의 부작용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해 복부비만이 될 가능성도 더 크다는 것입니다. 

 

노정현 일산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기존 2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을 종합, 분석해보니 정상 체중 심부전 환자보다 과체중이나 비만 심부전 환자의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각각 19%와 40% 낮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체질량지수 40 이상인 고도 비만인 심부전 환자는 오히려 사망률이 증가했습니다. 너무 뚱뚱하면 역시 건강에 좋지 않은 겁니다. 이 연구 결과는 대한비만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습니다. 노 교수는 논문에서 “다양한 심장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비만 패러독스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잘 모른다”며 “원인 규명을 위한 대규모․장기간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금 뚱뚱하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비만한 사람이 모두 장수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또 고도 비만은 여전히 병에 잘 걸리고 치료 효과도 적습니다. 약간 통통한 것을 못 참아서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습니다. 이 보다는 올바른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