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Q&A] 소화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커피’
  • 김철수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원장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2.24 13:14
  • 호수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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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변비·트림·구취가 심해지는 이유는?

 Q  ​​​​​​​​​​​​​​​​결혼을 앞두고 있는 34세 직장 여성입니다. 밤샘 작업이 잦아서 커피를 많이 마시는데요. 심지어 식비보다 커피값이 더 많이 들어갈 정도입니다. 살이 많이 찐 편이며 속도 좋지 않고 더부룩하며 변비가 심하고 냄새도 독합니다. 목이 잘 쉬고 트림이 자주 나오고 구취도 심한 편인데요. 요즘은 커피를 많이 마셔도 피곤이 가시지 않고 남들처럼 잠을 설치거나 가슴이 뛰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나타나는 증상들이 커피를 많이 마셔서 그런 건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커피를 계속 마시면 혹시라도 임신하는 데 방해가 되지는 않을지도 걱정입니다.

 


 A  ​커피를 많이 마셔서 오는 증상이 맞습니다. 그리고 커피를 많이 마시면 임신에 방해가 될 가능성은 있지만 커피 속의 카페인이 직접적으로 임신을 방해한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다만 근거에 의존하기보다는 조금이라도 의심이 드는 것은 피하고 보는 것이 좋겠지요. 가령 스트레스가 많으면 임신이 잘되지 않습니다. 스트레스로 내분비 기능이 영향을 받아 배란이 불규칙해지거나 잘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커피를 마시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처럼 코티솔이나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이 많이 분비됩니다. 물론 커피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서 반응 자체가 무뎌지기는 하지만 그 역시 좋은 것은 아니겠지요. 또한 커피는 기름이나 물에 잘 녹아서 뇌나 태반도 쉽게 통과하므로 임신 중에 커피를 마시면 태아의 뇌까지 카페인이 쉽게 흘러들어 갑니다. 태아의 경우 카페인을 없애는 속도가 산모보다 느리므로 영향을 많이 받게 되지요.

 

아침에는 잠에서 깨기 위해 각성시키는 코티솔과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이 많이 분비되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줄어들고, 반대로 피로를 느끼게 하는 아데노신이 점점 높아지면서 밤에는 피로가 쌓이게 됩니다. 카페인은 피로 물질인 아데노신과 구조가 비슷해 아데노신의 작용을 방해하므로 각성이 됩니다. 또한 카페인은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카테콜아민을 분비하고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그로 인해 심장이 빨리 뛰고 혈압이 올라가고 머리와 몸이 흥분됩니다.

 

카페인뿐만 아니라 커피 속의 다양한 성분이나 곁들여 마시는 우유의 유당이 소화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나쁜 미생물을 번성시킬 수 있습니다. 커피 자체가 처음에는 변을 잘 보게 하는 완화제로 작용할 수 있지만 많이 마시면 오히려 변비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요. 교감신경이 흥분돼 위산 분비가 많아지거나 장운동이 방해를 받아 배가 더부룩해지면서 변비뿐만 아니라 구취나 위산 역류의 원인이 됩니다.

 

약이든 커피든 오래되면 내성이 생기고, 아데노신 수용체가 늘어나면서 각성의 효과는 줄어듭니다. 이런 이유로 점점 더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되는데요. 점점 각성되는 시간이 단축되고 억지 각성으로 인한 신경의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긴 시간 동안 휴식을 해야 합니다. 전체적으로 에너지 소모가 줄어들어 체중도 늘어나게 되지요. 그러니 여러 가지 증상을 없애기 위해서도, 임신과 태아를 위해서도 커피를 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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