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파일' 명단 2차 공개
  • ()
  • 승인 1997.09.04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 파일 명단 ‘2차 공개’/박형규 목사·조영식 경희학원장 포함돼
<시사저널>은 지난 7월24일자에서 황장엽 파일의 명단 일부를 공개했다. 이 명단은 황장엽씨 본인이나 공안 당국이 직접 작성한 파일을 근거로 한 것은 아니다. <시사저널> 취재진이 △황장엽·김덕홍 씨를 직·간접으로 접촉한 인사들 △이들을 황·김 씨에게 연결해준 중개인들 △황씨 망명 업무와 관련된 안기부 관계자 등을 취재한 내용을 근거로 크로스 체크한 명단이다. <시사저널>은 이들이 대공 용의점이 없다는 전제 아래 접촉 배경에 따라 편의상 다섯 가지 유형(정치인 제외)으로 분류해 공개했다. 이를 보완해 다시 옮기면 이렇다.

△사업:김숙향(천보사업 고문) 장병무(천보산업 회장) 김철호(명성그룹 회장) 이주영(태창 사장) 노정호(씨피코국제교역 대표) 심현우(제일영상 대표) 강○○(재야 출신 사업가)

△선교·학술:강원룡·곽선희·홍정길 목사, 김준엽(전 고려대 총장) 조영식(경희학원장) 이영선(연세대 교수) 김천일(경희대 교수)

△대북 정치 공작 및 프로젝트:김현철(김영삼 대통령 차남) 박태중(김현철씨 측근)

△북한 붕괴 공작:이연길(북민협 회장) 전태준(북민협 감사)

△이산 가족 상봉 및 고향 방문:장승학(한겨레평화통일협회 이사장) 유성연(삼탄 명예회장) 기타(평양상업학교 동창들)

물론 이들은 대공 용의점이 없는 인사들이어서 명단을 실명으로 공개한 것이다. 그러나 오익제 전 천도교 교령의 월북이라는 돌발 변수를 계기로 오씨와 황 파일을 연계한 수사가 거론되는 등 황 파일이 다시 정치권과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중에서도 특히 이산 가족 상봉 및 고향 방문 유형에 속한 인사들을 공안 당국이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 당국은 장승학 회장이 오씨와 함께 이산 가족 상봉 사업을 추진해온 사실과, 이들이 회원으로 있는 효도회 그리고 효도회가 추진한 효천대제를 주목해 왔다.

또 정동영 국민회의 대변인이 제기한 안기부의 ‘기획 입북’ 의혹을 계기로 안기부는 정치권에 대한 수사를 공언하고 있다. 기자는 당초 황 파일에 명단이 오른 것만으로도 정치적 상처를 입을 수 있는 정치권의 사정을 고려해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야당 당직자가 황 파일과 관련해 안기부 조사를 받았고, 오씨와 특정 정당과의 연결 고리만이 도드라져 전파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황 파일을 정치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안기부 최고위층의 공언과 달리 정치에 이용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따라서 이같은 상황 변화를 토대로, 지난번에 공개하지 않았던 정치권 접촉 인사들과, 공안 당국이 오씨 월북 사건과 관련해 주목하고 있는 황 파일 명단을 추가로 공개하면 다음과 같다.

△정치권:이홍구 의원(평통 수석 부의장 시절 황씨와 접촉) 이명박 의원(황씨와 서신 교환) 조만진(국민회의 사무부총장)

△북한 붕괴공작:박갑동(구국전선 의장)

△이산 가족 상봉:박형규 목사·김○균·김○배·전○택(장승학·오익제 씨와 함께 북한과 접촉)

△효도회 및 효천대제:19쪽 효천대제 제례준비위원 9명 명단 참조.

이들 가운데 사업 관계로 중국을 자주 드나든 국민회의 한 당직자는 안기부에서 조사를 받았으나 친북 혐의점이 전혀 없음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여권 인사들에 대한 조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또한 황 파일이 뜨거운 감자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