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 행동에 막말까지…‘막 나가는’ 박 대통령 변호인단
  • 조유빈 기자 (you@sisapress.com)
  • 승인 2017.02.2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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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은 역사에 없는 섞어찌개”…박 대통령을 예수·소크라테스에 비유하기도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대장정을 마무리 짓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이달 24일로 잡혔던 최종변론 기일을 27일로 연기하면서 탄핵심판 선고일은 3월10일이나 13일이 유력시되고 있다. 법조계에선 22일 증인신문 종결과 함께 헌재가 탄핵심판 결정문 초고 작성을 위해 펜을 들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대리인단인 김평우 변호사가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해 비난을 퍼붓는 등 ‘막말’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김 변호사는 1월 <탄핵을 탄핵한다>는 책을 내고 박 대통령의 탄핵을 공개 반대한 인물로, 2월16일 박 대통령 대리인단에 뒤늦게 합류했다.

 

2월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에서 서석구 변호사를 비롯한 박근혜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헌재, 탄핵심판 사건 사실상 마무리 작업 돌입

 

김 변호사는 2월22일 열린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16차 변론에서 국회가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것을 지칭해 “국회가 동서고금 세계역사에 없는 섞어찌개를 개발해 13가지(탄핵사유)를 만든 것”이라며 “북한식 정치탄압”이라 말했다. 또 “국회 탄핵소추의결이 헌법에 맞는지 아닌지를 심리하는 곳이 헌재다. 그런데 이걸 헌재에서 안 해주고 있다”며 “국민이 결정하도록 맡긴다면 촛불집회, 태극기집회 정면충돌해서 우리 서울에 아스팔트길들은 전부 피와 눈물로 덮인다”고 언급했다. “국회의원이 무슨 야쿠자인가”라는 말도 법정에서 등장했다.

 

1시간30분 이상 혼자 발언한 김 변호사의 입에서는 헌법재판관들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 변호사는 강일원 헌법재판관에 대해 “강 재판관이 ‘국회 측 수석대변인’이라고 오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말씀이 지나치신 것 같다. 조심해 달라”고 지적하자 김 변호사는 “이 권한대행에게도 문제가 있다. 일주일에 3번이나 변론기일을 열고 24일 최종변론기일을 주장하는 것은 3월13일 자기 퇴임일자에 맞춰 재판을 과속으로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회는 힘이 넘치는데 약한 사람은 여자(박근혜 대통령) 하나다. 여자 하나”라며 “법관은 약자를 생각하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한다. 강자 편드는 것은 법관이 해선 안 될 길이라 믿는”고 강조했다. 세월호 행적도 언급하면서 “탄핵소추한 의원들이 7시간 동안 무슨 짓을 했는지 어떻게 아느냐”며 “대통령 한 사람, 더구나 여자 대통령이 그동안 어디 있었다는 것을 10분 단위로 보고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발언했다.

 

2월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에서 박근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김평우 변호사가 다른 변호사들과 대화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여자 대통령’과 관련한 발언은 지난해 11월 박 대통령의 검찰 조사를 앞두고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 변호사의 입을 통해서 먼저 나왔다. 유 변호사는 11월15일 기자회견 당시 박 대통령의 변호인으로서 입장을 밝히면서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 사생활도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논평을 내고 “대통령이라도 법을 위반했다면 수사를 받아야 한다.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을 고려할 점이 무엇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을 운운하지 말고 즉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인 서석구 변호사도 상식적이지 않은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서 변호사는 어버이연합의 법률고문으로 ‘부림사건’을 담당했던 판사 출신 변호사다. 2014년에는 이재명 성남시장을 ‘종북성향’이라고 비난했다가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정미홍 전 아나운서를 대리하면서 법원에 막말 수준의 답변서를 제출해 대한변협에서 300만원의 과태료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서석구 변호사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대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박 대통령은 여론의 모함으로 사형장 가는 소크라테스”

 

서 변호사는 1월5일 열린 탄핵심판 2차 변론에서 “촛불민심이 국민의 민의가 아닌데도 국회가 이를 탄핵사유에 넣었다”며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주도한 세력은 민주노총”이라고 주장했다. 또 “윤석열 특검 수사팀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특채된 검사”라며 특검의 중립성을 문제 삼았다.

 

또 서 변호사는 박 대통령을 예수와 소크라테스에 비유하며 다수결 민주주의를 비난했다. 그는 “소크라테스는 사형선고를 받았고, 예수는 십자가를 졌다. 언론은 부실한 자료를 토대로 다수결의 함정을 이끌고 있다. 박 대통령은 여론의 모함으로 사형장에 가는 소크라테스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심판 13차 변론기일인 2월14일에는 법정에서 태극기를 꺼내 흔드는 돌발 행동을 하다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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