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밥값 대학가, 단비같은 ‘천원의 아침밥’…익산시 예산 확대
  • 신명철 호남본부 기자 (sisa618@sisajournal.com)
  • 승인 2024.03.2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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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식 단가 4500→5500원…익산 대학생 1만4500명 혜택
원광보건대, 편의점 간편식서 당일 조리 4찬 도시락 제공

지난 22일 오전 8시 30분께, 익산시 원광보건대학교 학생성공관 지하 1층은 아침부터 학생들로 북적였다. 이른바 ‘천원의 아침밥’ 도시락을 제공받기 위해서다. 이날 학생들이 줄지어 받은 아침밥 도시락 가격은 단돈 1000원이다. 학생들은 이곳에 자리한 사회적 경제조직 ‘청년식당’이 매일 조리한 4찬 도시락이나 볶음밥 혹은 컵밥에 국이나 제철 과일 등을 곁들인 건강한 도시락을 받아 아침을 거뜬히 해결했다.  

분식점 김밥도 3000원을 넘는 고물가 시대, 전북 익산지역 대학가에서 자취하는 학생들에게 ‘천원 아침밥’은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대학 근처 영등동의 저렴한 식당을 찾아간다 해도 한끼에 7000~8000원이 보통이다. 편의점 삼각 김밥은 1500원, 분식점 김밥도 3000원은 줘야 먹을 수 있다. 패스트푸드점 모닝 메뉴도 최소 3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세끼를 해결하기 위해 금전적 부담은 물론 매일 옮겨다니며 간편식 등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천원의 아침밥은 대학생들의 이 같은 부담을 한결 덜어준다. 익산 소재 원광대학교와 원광보건대 등 2개 대학교는 일평균 100여명에게 천원의 아침밥을 제공한다. 매일 대학 구내식당에서 조리한 5000원 상당의 아침밥을 학생들에게 이 가격에 내어놓을 수 있는 것은 정부가 2000원, 지자체가 1000원, 학교가 1000원을 각각 부담하기 때문이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2022년 기준 아침식사 결식률이 59%에 이르는 청년층(대학생)에게 건강한 아침밥을 1000원에 제공하는 사업이다. 대학생의 식비 부담을 줄이고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천원의 아침밥'을 제공하는 익산 원광보건대학교 지하 1층 학생식당 ⓒ익산시
익산 원광보건대 학생들이 천원의 아침밥을 배식받기 위해 학생성공관 지하 1층 청년식당 앞에 줄서 있다.  ⓒ익산시

익산시는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올해 천원의 아침밥 한끼에 500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익산시에 따르면 시는 대학생들에게 양질의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의 올해 예산을 2200만원 배정했다.

이는 익산시가 사업에 처음 참여한 지난해의 990만원보다 배 이상 늘어난 액수다. 이에 따라 1식 단가도 기존 4500원에서 5500원으로 1000원 늘어나 더 나은 음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기간도 3월부터 12월까지로 늘렸다. 지난해에는 5월부터 11월까지 방학기간 제외하고 아침밥을 지원했다. 

올해 국비와 도·시비, 학교 등이 지원하는 전체 예산은 약 9949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5194만 원 가량 늘었다. 학생들이 1000원을 자부담하는 것까지 포함한 총 예산은 1억 2160만원이다. 이에 따라 올해 1만 4500명에게 ‘천원의 아침밥’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익산시는 설명했다.

시는 학생들에게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든든한 아침밥을 주고자 공급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그간 원광대학교 학생들은 구내식당에서 조리한 한식을, 원광보건대학교 학생들은 편의점 간편식을 각각 식사로 제공받았다.

올해부터 원광보건대 학생에게도 사회적 경제조직인 ‘청년식당’이 매일 조리한 4찬 도시락이나 볶음밥 혹은 컵밥에 국이나 제철 과일 등을 곁들인 건강한 도시락을 내놓는다. 이를 위해 시는 기존 500원이던 지원금을 1000원으로 올렸다. 

이명석 시 농산유통과장은 “대학생의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돕고자 사회적 경제형 공급 모델을 구축했다”며 “이번 모델이 지역 일자리 연계를 통한 경제 활성화 및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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