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없는데…미주 뎅기열 확산 비상 “357만 명 감염”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4.03.29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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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지역 감염 확산…사망자 1000명 넘어
뎅기열 급증 브라질, 약 300만 명 감염
뎅기열 매개체인 이집트숲모기 ⓒAFP=연합뉴스
뎅기열 매개체인 이집트숲모기 ⓒAFP=연합뉴스

미주 지역 뎅기열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올해 연간 감염자 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브라질과 파라과이 등 특히 남미에서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28일(현지 시각) 세계보건기구(WHO) 미주 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에 따르면, 캐나다를 제외한 사실상 모든 미주 지역에서 4가지 뎅기열 유형(혈청형)이 모두 관찰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복수의 혈청형이 동시에 유행 중이다.

현재까지 집계된 올해 미주 대륙 내 뎅기열 감염자 수는 357만8414건이다. 사망자는 1039명으로 확인됐다. PAHO에 따르면,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시점에 보고된 감염 사례 규모의 3배에 이른다. 지금까지 역대 최대 수치는 지난해 456만9464건인데, 올해에 이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브라질 상황이 심각하다. 브라질에서는 올해에만 전체 인구의 1.4%인 296만6339명이 뎅기열에 감염됐다. 브라질 보건부가 2000년부터 뎅기열 환자 건수를 파악한 이후로 가장 많은 감염자 수를 기록했다. 사망자 수는 758명이다.

이웃한 파라과이는 전체 인구 3%에 달하는 19만1923명이 뎅기열에 걸렸다. 아르헨티나, 페루, 콜롬비아에서도 매일 환자 수가 늘고 있다. 비교적 외딴섬 지역인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와 칠레 이스터섬에서도 수백 명이 뎅기열에 감염됐다. 칠레 일간지 라테르세라는 이스터섬의 경우 뎅기열 환자가 발생하는 건 이례적인 일은 아니지만 확산 추이는 빠른 편이라고 보도했다.

보건당국은 뎅기열 급증의 주원인으로 이상 고온 현상, 급속한 도시화, 기후 변화와 연관된 가뭄과 홍수, 일부 국가의 열악한 위생 상태 등을 꼽는다. 브라질 보건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 사이 여름에 내린 집중호우와 엘니뇨에 따른 고온 현상으로 뎅기열 감염 매개체인 모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돼서 생기는 병이다. 뎅기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를 통해 전염된다. 극심한 두통·발열·구토·발진 등 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른다. 아직 예방백신이나 뚜렷한 치료제도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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